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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ㅂ ㅏ ㄹ ㅐ ㅁ Feb 28. 2024

그리스인 조르바 . 자유

그리스인 조르바 / 니코스 카잔차키스


낯설던 게 익숙해지면

그다음은 뻔한 게 된다


안 봐도 뻔~한 사람으로

예측 가능한 사람


나는 언제나 이곳에 있을 거야

변치 않은 마음을 자랑거리로 삼다가

누구도 찾아주지 않는다면

이곳에 머무를 이유가 있나


그럼 내 머무름은

누군가 찾아주길 바라는 마음이잖나











나는 그 여행이 신비로운 의미를 갖는 것이기나 한 듯이 들뜬 마음으로 떠날 채비를 했다.

내 삶의 양식을 바꾸려고 결심했던 것이다. 나는 자신에게 이렇게 타일렀다.

이제껏 너는 그림자만 보고서도 만족하고 있었지?

자, 이제 내 너를 본질 앞으로 데려갈 테다.


-그리스인 조르바 15p







세상 온 천지 다녀온 벗이 꺼낸

이야기보따리를 듣고

꿈을 꾼다.



이어지지 않는

단막 단막의 여행이다.

내 것이 아닌 합성사진이다.



어느 날인가부터,

벗이 꺼내는 이야기보따리가

궁금하지 않다.



저 보따리가 풀어헤쳐지면

나는 가보지 못한 곳을

가본 것이라 착각할 테다.

가보지 못한 나를

등신이라 책망할 테다.



그러니 앉은자리에서

착각과 책망에

파묻히느니 한 번쯤은

빈 보따리 짊어지고

나가봐야지.








조르바

그는 살아있는 가슴과 커다랗고 푸짐한 언어를 쏟아 내는 입과 위대한 야성의 영혼을 가진 사나이, 아직 모태인 대지에서 탯줄이 떨어지지 않은 사나이였다. 22p



-처음부터 분명히 말해 놓겠는데, 마음이 내켜야 해요.

분명히 해둡시다. 나한테 윽박지르면 그때는 끝장이에요. 결국 당신은 내가 인간이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 이겁니다.


-인간이라니, 무슨 뜻이지요?


-자유라는 거지!!  24p







나왔다.

자유.



읽지 않았어도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조르바의 자유.



들어 알고 있는 말고

직접 읽고 알고 싶어

조르바에게로 여행을 시작했다.



뻔한 일상처럼

자유라는 단어 역시

뻔하게 여기고 있다.



아이가 가장 힘들어하는 말이 있다.

'자유롭게 해 봐'


관대한 엄마의 마음이었건만

그 말을 듣고도 자유롭지 못하고

눈치 보는 아이에게

얼마나 답답했는지 모른다.



눈물을 뚝뚝 떨구는 아이는

자유를 몰랐다.

그럼 관대한 척하는 나는

자유를 알고 있느냐?



모른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뻔한 건 뻔하니까

그냥, 막, 대충, 마음 가는 대로

이게 내가 아는 자유였다.



미친 척 뛰고, 미친 척 웃고.

그런데 그 모습을 연상해 보니

연기를 하고 있다.



그게 자유겠거니

평소와 다른 모습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

뻔하지 않다.

나는 자유를 모른다.


모든 이들이 말하는 정의가 아닌,

내가 납득할 만한 자유의 정의를 찾고 싶어

그럴싸하게 포장한 포장지를 돛 삼아

헤매고 헤매며 만나는 이들에

다시 못 볼 사이처럼 반갑게 인사하고

다시 만날 인연처럼 순간에 충실하는

이게 자유 아니던가.




자...



you!



나를 만나려다 당신을 만나고

당신을 만나다 보니 나를 보게 되는

우리는 서로에게


와이오유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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