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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것

by baraem

방어가 제맛인 계절이다.

내 맛은 아니다.

나는 회를 안 먹으니 이게 제맛인지 아닌지 확인도 못한 채

방어가 제철이라는 사람들 따라 그리 알고 있다.


조금 쉽게 가려 덩치 큰 이의 뒤에 줄 서 걸었더니

뒤돌아보며 말하기를

'어딜 날로 먹으려고.'


그리스인 조르바의 '날것' 같은 모습은

자유를 상징하고

TV속 '날것'같은 사람의 언행은

은근한 쾌감을 준다.


왜 그들에게 환호하는 걸까

'날것'인 사람을 브라운관이 아닌

현실에서 곁에 두면

큼큼한 냄새와 비매너에 눈살을 찌푸리면서 말이다.


그런 건 아닐까

익어버려서

따듯한 사람이 되겠다면서

태초의 '날것' 상태였던 스스로를 데우다

익어버려 '날것'의 제맛을 잃어버려

마음의 고향으로 둬버린 건 아닐까.


'날것'에 자유가 있다면

익어버린 나에게는 무엇이 있는가

익어버린 자는 다시 '날것'이 될 수 있을까

'나는 자연인이다'는 날것으로 돌아가려는 이들의 행보인 건가.


익어버린 것을 넘어 타버리지 않기 위해 수시로 뒤집기를 반복하는 나는

무엇을 위해 몸을 데우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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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