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한 벽 앞에서
벽을 뚫어 문을 내 준
너에게
고마운 마음이 자라
빚진 마음이 되어 버렸어.
으슬으슬 춥던 시절
덮고 있던 이불을 찢어
나눠 덮어 준
너에게
잊고 싶은 시절이라
잊혀 버린 시절이 돼버렸지.
이제 제법
따순 겉옷에
문을 열 수 있는 열쇠도 몇 개 갖고서도
네 앞에서는
여전히 춥고 막막한 내가 되어
앉아 있게 되더라.
시간이 밀어붙인 것처럼
세상살이 본래 그렇지 하며
살다 보니
너는 더 이상 내 곁에 없었지.
빚진 마음이
못난 마음이 되는 동안
나는 뭐 하고 있던 걸까.
못난 마음이
모난 마음이 되기 전에
너의 전화번호를 눌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