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딸은 사춘기가 왔다가 지금은 살짝 갔지만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시한 폭탄 같은 예민한 17살.
작은 딸은 순둥이였지만 방문을 닫기 시작하고, 친구들이 제일 좋은 13살.
나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되고 싶은 것도 많고, 보고 싶은 것도 많은데 애들 때문에 못해서 짜증 나는 45살.
아이들이 10대가 된 후 집은 대체로 조용하다.
평일은 아침에 애들이 눈 뜨기 전 먼저 출근을 하고, 저녁에는 학원에서 늦게 돌아오는 애들 밥 차려 주는 순간만 잠깐 볼 수 있다. 이 순간도 아이 기분이 좋을 때만 앞에 앉아서 대화를 나눌 수 있고, 그렇지 않을 때는 핸드폰을 보는 아이한테 말을 걸 수는 없다. 주말에도 학원이나 친구들을 만나러 나가서 저녁까지 먹고 들어오는 경우가 있으니 주말에도 집은 조용하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이런 순간을 기다리던 때도 있다.
제발 엄마를 그만 불렀으면,
제발 집에 나 혼자 있었으면,
제발 너네도 놀이터에 혼자 나갈 수 있었으면,
그런 순간은 생각보다 빨랐는지, 늦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정신없이 살다 보니 어느새 애들의 방문은 닫혀 있고, 그게 또 그다지 싫지는 않다.
나도 내 방문 닫고 할 게 많으니까.
그래도 가끔 아이들과 대화가 나누고 싶은 순간들,
아이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한 순간들이 있는데
아이들과 만나는 그 잠깐의 시간이 전쟁일 때도 있고, 찰나의 행복일 때도 있다.
말들을 어찌나 이쁘게 하는지 그 순간 나의 기분, 나의 컨디션에 따라 받아치는 정도가 다르고 대체로 내가 웃으며 받아주면 찰나의 행복이 되지만 나의 컨디션이 엉망인 날은 전쟁이 된다.
지들만 감정이 요동치는 시기인 것 마냥 엄마에게 함부로 대하는데 나도 사십춘기라서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 기록들을 적어보려 한다.
너만 사춘기냐, 나도 사십춘기라고.
가드 올리고 덤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