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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꽃 Jun 06. 2024

세 자매


세 자매


영화 <세 자매> 대사 중



언니 나 그때 그 가게 이름이 생각이 안 나.

괜찮아 언니가 생각해 낼게.

언니는 내가 쪽팔려?

아냐 그런 거 아니라니까.

언니가 너를 위해 기도해 줄게.


그러고 나면 좀 편안해져요, 그렇죠?

그쪽이 좋은 사람인건 알겠는데

우리 딸은 더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해요.

이렇게밖에 못 해서 미안합니다.


기도합시다.

하나님이 다 해결해 주실 거야.

네 안에 사탄이 든 거 아니니?

너만 지옥 가려고 그래?


엄마가 죽어버렸으면 좋겠지, 너도?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엄마를 안 싫어할까?


매일 밤 잠들 때마다

간절하게 기도했어요.

아버지만 빼고 우리 가족 모두

죽어있게 해 주세요.

아버지만 빼고

모두 천국가게 해 주세요 라고.

아버지 사과하세요.


어른들이 왜 사과를 못 해요?

우리 엄마 암이래요.

평생 병신처럼 살다가

암 걸려 죽게 생겼다고요.


부탁이 하나 있어.

우리 셋이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



김동률 작사. 작곡

이소라 노래 <사랑이 아니라 말하지 말아요>




지난밤 영화 <세 자매>를 다시 봤는데요.

마음이 무거워서 감상문은 더 못 쓰겠고

이렇게 영화에서 떠오르는 대사를 엮어

먹먹한 제 마음을 대신해 봤어요.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선명하게 그 장면들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특히 엔딩신 이소라 노래에서

마지막까지 붙들고 있던 정신줄을

확 놓아버리고 엉엉 울었네요.


대한민국 여성으로 산다면

영화 <세 자매>를 통해서

나와 닮은 그림자 하나쯤은

만날 수 있을 텐데요.

때린 사람과 맞는 사람

또 그걸 무력하게 지켜본 사람까지도

모두 피해자이자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가슴 아픈 사실,

이들 중 누가 되었든

그 고통이 대물림 되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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