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글쓰기를 지지하며
돈은 그 사람을 비추는 거울이야.
사람을 행복하게도 하지만 불행하게도 만들어
때로는 흉기가 되어 돌아오기도 하지.
그런데 사실 돈 자체에는 색이 없어.
사람들이 거기에 색을 입히려 할 뿐이지.
-책 <부자의 그릇>-
치유의 글을 쓰겠다던 나는 어째서 뜬금없이 '돈' 이야기를 하는 걸까? 마음만큼 중요한 게 돈이기 때문이다.우리는 사람으로 상처받지만 가난은 상처에 뿌려진 굵은 소금처럼 고통을 더한다. '결핍'과 '과잉'의 문제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저 적당히 쓸 만큼만 벌면 되는 것 아닌가. 그저 무리 없이 사랑하면 되는 것 아닌가. 과연 그럴까?
욕구에서 욕구를 뺀 나머지 차이가 욕망이다.
즉, 욕망은 잉여의 영역으로
결코 충족될 수 없는 잔여이다.
-라캉-
돈을 벌 때는 글을 쓰고 싶더니 글을 쓰니까 돈을 벌고 싶다. 그런 이유로 나는 돈 버는 글쓰기를 시작했고 소소하지만 수익이 생기면서부터 비로소 돈 버는 즐거움이 뭔지 알게 된 것 같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어째서 과거 꼬박꼬박 월급이 통장에 쌓일 때는 정작 돈 버는 즐거움을 몰랐을까?
사람마다 소비 패턴이 다를 텐데 내 경우 과거 '있는 만큼 쓰고, 쓸 만큼 벌자' 였던 것 같다. 쉽게 말해 난 '돈욕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처음 내가 경제활동을 시작한 건 대학 다닐 때였는데 그마저도 벌고 싶어서 라기보다는 벌어야 하니까였다. 덕분에 대학생활 나에게는 주말과 방학이 없었다. 나름 짠내 나는 삶이 아닌가? 틀렸다. 간절함 또는 적극성이 결여된 경제활동은 짠내 날 일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좋은 성적을 받아서- 장학금을 받게 되었는데 기가 막히더라. 이렇게 유익하게 돈 벌 수 있는 방법이 있었는데 말이다. 나는 부분적으로 좀 늦게 철이 든 편이었다. 그렇게 공부하면서 돈 버는 방법을 알게 된 후로 나는 3년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원까지 졸업할 수 있었다. 좀 우스운 건 어째서 남들 아는 그 흔한 방법을 나는 기어코 외면하다가 뒤늦게 써먹었느냐이다.
대학원은 중국에서 다녔기 때문에 현지에서 따로 통역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벌어야 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공부한 걸 써먹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게다가 통역 아르바이트 시급은 서빙 알바에 비해 상당히 짭짤했다. 졸업 후 한국에 돌아와서 나는 1년간 성실하게 직장생활을 했다. 월급은 고스란히 부모님께 드렸다.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덕분에 그때까지도 나의 경제관념은 꽝이었다. 대충 '있는 만큼 쓰고, 쓸 만큼 벌자'의 관념이 만들어진 배경이다.
부유하지 못했던 가정환경에서 짠내 나게 살았지만 부모가 가난하다고 그 자녀까지 가난한 시대는 지났다. 분명 어릴 적 우리 집은 꽤 가난했지만 나는 굶어 본 기억이 없고 교과서를 살 수 있었으며 의식주가 해결되었으니 꼭 필요한 건 다 갖춘 셈이었다. 학교는 내내 공립학교에 다녔고 예체능을 멀리했으며 기본적으로 물욕이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야 했고 그럴 수 있었다. 당연히 용돈을 받아서 직접 돈을 운용해 본 적이 없다.
돈욕심도 없었거니와 돈관리는 더욱 자신이 없었던 나는 결혼 후 10년간의 경제활동을 하면서 통장정리를 직접 해 본 적이 없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때까지도 필요하면 쓰고 없으면 아끼는 생활을 해왔던 기억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시절 난 부모님과 살 때보다 오히려 풍족함을 느끼고 살았던 것이 사실이다. 남편은 벌이가 괜찮은 편이었으나 그저 안정적인 삶에 만족하는 유형이기도 했다. 여전히 나에게는 간절함이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러다 나는 이런저런 이유로 회사를 그만뒀고 월급통장에는 더 이상 돈이 들어오지 않았다. 그때부터 불안이 몰려왔다. 오히려 남편의 수입과 가정경제는 날이 갈수록 좋아졌으나 나는 점점 더 가난해지고 있었다. 벌 때는 당당하게 쓰던 나였는데 남편 돈을 쓸 때면 누가 뭐라 한 것도 아닌데 주눅이 들곤 했다. 게다가 우리 집에는 미국 음대를 준비하는 꿈나무도 쑥쑥 자라나고 있었다. 그즈음 돈이 물 흐르듯 손가락 사이로 새어나가기 시작했다. 흥미로운 건 돈 벌 때는 돈 쓸 시간이 없더니 돈을 못 버니 시간적 여유가 생겨났다는 점이다. 즉, 쓰고 싶은 만큼 벌어야 하는 내가 써야 할 돈이 많아졌으니 결핍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대략 내가 돈 되는 글쓰기를 시작하게 된 동기를 따라가 봤다. 당시 딸아이를 케어하는 문제 때문에 출퇴근은 어려웠고 통역 또는 중국어 튜터 파트타임 잡을 하자니 수익대비 효율적이지 않다는 결론이 났다. 또 마침 코로나로 외출이 불가했던 이유도 있다. 그렇게 접근한 것이 바로 디지털 마케팅 분야였다. 인플루언서, 전자책, 유료 미디어 광고 심지어 이모티콘 작가까지 생각해보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리고 그중 가장 즐기며 할 수 있는 일로 일단 블로그에 글쓰기를 시작했다.
그 당시 블로그에 무얼 썼을까? 신중한 성격도 단점이 될 때가 많다. 준비하고 세팅하는 과정에서 심사숙고하다 보면 시작이 더디기 마련이다. 나는 무엇을 써야 할지도 모른 채 일단 끄적이기로 했다. 100일을 계획하고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일기도 쓰고 시도 쓰고 방황하는 글들을 써 내려갔다. 그것이 나의 첫 100일이었고 그 후로 여러 차례 100일 프로젝트에 도전하며 루틴을 만들 수 있었다. 처음이 어려울 뿐이고. 나는 블로그를 통해서 첫 1달러를 벌었고 다음 해 월 2000달러를 찍을 수 있었다. 아름다운 이야기는 여기까지.
제목부터 '아름다운 돈'이라니 바람꽃이 갑자기 대박이라도 난 건가 싶겠지만 아쉽게도 그건 아니다. 그저 요즘 다양한 딴짓을 즐기느라 글쓰기 수익이 급하강했고 초심을 찾아볼까 하는 의미에서 이 글을 쓰게 된 것이다. 돈을 벌지 않는 삶은 글만으로 채워질 수가 없음을 깨달았다. 실제로 브런치는 블로그만큼 나를 기쁘게 할 수 없었다. 브런치 글에 날개를 다는 날이 온다면 또 모를까, 하지만 그 사이의 날들이 너무나 길고 출판 시장은 만만치가 않다. 우리 시대는 글만으로는 돈을 벌 수가 없다. 글이 재주를 넘고 작가는 친절해야 한다. 과연 나에게 '돈'은 무엇일까?
문학은 그것이 반은 장사
반은 예술일 때 가장 번창한다.
-W.R. 잉그-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라는 말이 한참 유행한 적이 있었다. 디지털 노마드란, 디지털과 유목민을 합성한 신조어로 인터넷 접속을 통해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재택, 원격근무를 하면서 자유롭게 생활하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아날로그 한 나와는 거리가 있었지만 '자유롭게'라는 단어가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블로그는 시작할 때 대체로 무자본이며 누구나 접근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중 일정 금액을 투자해서 교육을 받고 시작하는 분들도 있지만 인터넷의 바다에서도 충분히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는 있다. 물론 아는 만큼 보이는 단점이 있긴 하더라. 장점일수도? 수익은 운영 방식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나는 실제로 한 달에 만 달러 이상 버는 분들도 봤고 그 방법도 엿듣긴 했지만 나와는 결이 맞지 않았다고 항변해 본다. 어느 분야든 원칙과 리스크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는 여전히 좀 덜 벌어도 안정적인 운영을 원한다. 원칙을 지키고 꾸준히 운영하다 보면 적어도 망할 일은 없다는 것이 내 짧은 결론이다.
떡밥은 여기까지, 지금부터 나만의 문어발(머니 파이프)을 공개하려고 한다. 머니 파이프라고 하기엔 수익이 저조하고 여기저기 걸쳐놓은 범위가 광대해서 문어발이라고 지어봤다. 만약 이 글을 보는 누군가 지난날의 나처럼 '자기만의 방'을 간절히 꿈꾸고 있다면, 그리고 마침 글쓰기를 좋아한다면 지금 바로 실천해 보는 것도 좋겠다. 내 경우 블로그를 시작하고 남편한테 손 벌린 적이 없고 사고 싶고 먹고 싶고 때때로 주고 싶은 것까지 독립적으로 해결하고 있으니 만족감이 높다. 그러니 아무리 브런치가 사랑스러워도 돈 벌어주는 블로그가 더 기특한게지.
구글 애드센스 광고 수익
데이블 광고 수익
쿠팡 파트너스 수익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수익
일단 나는 5개 이상의 티스토리 블로그를 가지고 있다. 티스토리 수익은 구글 애드센스 광고수익, 데이블 광고 수익 그리고 쿠팡 파트너스 수익으로 나뉜다. 이 중 단연 애드센스 광고수익이 주를 이루며 매달 달러로 받아볼 수 있다. 물론 다섯 개 블로그 모두 균일하게 수익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내 경우 주로 두 개의 블로그에서 글을 쓰는 편이며 많이 쓸 때는 하루 한 편도 썼지만 지금은 2~3일에 한 편 쓰는 수준이다. 주로 정보성 글이며 다섯 개의 블로그에 나누어 거의 모든 주제를 다루고 있고 30분 이내에 한 편의 글을 완성하려고 한다. 그러니 딴짓 안 하고 하루 다섯 개씩만 포스팅을 한다면 대체 얼마의 수익증대가 있을 것인가? 이것이 나의 딜레마이다. 데이블 광고 수익은 쥐꼬리만 해서 언급하지 않겠다.
쿠팡 파트너스란? 검색해 보면 다양한 관련 정보가 쏟아져 나올 것이다. 나는 쿠팡 파트너스 코드를 블로그에 넘치지 않게 담는다. 종종 쿠팡 파트너스를 공격적으로 활용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다음과 네이버라는 플랫폼이 이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좀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편이다. 또한 네이버 애드포스트를 거론하는 분들이 있는데 내가 티스토리를 선택한 이유는 1. 구글 광고 단가가 월등하게 높기 때문에 2. 구독과 댓글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즉, 네이버 블로그는 인플루언서 개념으로 구독자와 댓글을 관리해줘야 하지만 티스토리는 오로지 검색을 통한 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점도 내게는 매력적이었다.
마지막으로 네프콘(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네프콘은 전문적인 지식과 남다른 책임감이 필요하기 때문에 접근이 쉽지 않다. 실제로 나는 네프콘에 담을 글을 쓸 때 많게는 10시간 이상 소비한다. 거의 소논문 수준이니 버겁지만 쓰는 동안 공부도 되니 일석이조이다. 현재 나는 네프콘에서 일주일에 한 편의 글을 발행하고 있고 구독자는 겨우 열 명이 넘었다. 구독료를 지불하고 보는 글이니 책임이 막중하다.
이쯤 되면 글이 돈으로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나는 브런치에서 블로그 또는 네프콘에 발행하면 좋을 글들을 종종 발견하곤 하는데 기왕 쓰는 글 플랫폼에 무료봉사하지 말고 각자 수익을 창조하면 더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이미 알고 있겠지만 다음과 네이버는 우리가 쓰는 글을 이용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뭐 땅주인이 주인 행세한다는데 할 말은 없지만. 억울하면 워드프레스로 직진해도 좋다.
첫 술부터 배부를 리는 없다. 그건 욕심이다. 특히 블로그는 시작할 때 첫 3개월~6개월 정도는 허튼짓을 해야 한다. 사실 허튼짓은 아니다. 블로그를 세팅해 가는 과정이다. 글을 쓰고 그래프를 보면서 일련의 경험을 쌓는 일이다. 블로그를 할 때는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고 실험정신도 중요하다. 내가 어떤 글을 어떻게 썼더니 다음에서 노출이 되더라. 그런데 네이버에는 노출이 안되네? 어라, 구글에는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 가 거의 처음 반응들이다. 왜 그럴까? 문제의식을 장착하고 실험정신을 가지면 답을 찾을 수 있다. 물론 여기저기 검색해 보면 답에 근접한 '카더라'가 많지만 그 어느 곳에도 정답은 없다. 왜냐하면 검색엔진은 그들만의 로직을 가지고 움직이며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각각의 검색엔진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들의 원칙을 지키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변함없는 원칙이 있다. 그러니 너무 서두르진 않도록 하자. 글은 어느 정도 쌓여야 검색에 노출되고 양질의 글이라면 늦게 노출되는 글이 오히려 생명력이 강하기도 하니 연금 블로그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은 아니다. 내 경우 2019년 겨울부터 블로그를 시작했고 2020년 써놓은 글이 아직도 수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나는 이 글을 왜 작성했을까? 아마도 돈이 아름다운 이유를 찾고 싶었던 것 같다. 전통적인 교육환경에서 자란 나에게 어릴 때부터 돈의 가치는 이미 왜곡되어 있었다. 모두가 쫓았지만 모두가 이를 속되다고 말했다. 가진 자를 부러움의 눈으로 바라봤지만 정작 교육은 '돈이 다가 아니야'로 시작해서 '행복이 중요하다'로 끝났다. 대체 누가 돈과 행복을 분리시켰던 것일까? 덕분에 돈은 점점 더 은밀하게 거래되어 온 것이 아닐까? 행복이란 사람이 생활 속에서 기쁘고 즐겁고 만족을 느끼는 상태며 돈은 단지 경제적 교환의 매개체일 뿐이다. 그 둘은 본질부터 다르다. 돈과 행복이 충돌하는 유일한 이유는 인간에게 있다.
물론 돈과 마음은 닮은 점이 많다. 쫓으면 달아나고 내가 그것을 편하게 여길 때 비로소 따라온다. 마음을 아는 만큼 돈을 아는 것도 인간을 성장시킨다. 사람의 마음처럼 돈 역시 사람을 치유할 수 있다. 돈 또한 마음이 넘칠 때의 부작용과 같은 단점을 가지고 있다. 단, 마음과는 달리 돈에는 감정이 없다. 감정이 있다면 그건 돈을 가진 사람의 몫이다. 결국 돈 자체에는 색상이 없고 이름도 없으니 돈의 쓰임과 가치는 오로지 내가 정하는 것이다. 어떻게 돈이 아름답지 않을 수가 있을까? 나는 돈 되는 글쓰기를 지지한다. 건강하게 벌고 유익하게 쓰면 그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