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하다 보면, 늘 가장 나를 위태롭게 하는 것은 호흡이다. 다른 곳에서 보내는 통증은 참을 수 있다. 근육이 내지르는 비명이나, 횡격막이 날뛰는 통증 정도는 성장을 위한 진통이라 여기며 감내할 수 있다. 하지만 한 번 호흡이 흔들리면, 참고 있던 고통이 새어 나오고 몸은 통제력을 잃어간다.
아무래도 호흡이 뇌로 산소를 보내는 과정이기 때문이 아닐까. 이성은 결국 두뇌에 자리하고 있다. 그렇기에 한 번 호흡이 흐트러져 산소가 모자라기 시작하면, 인내심이나 의지력이 아무리 강한들 우리는 멈춰 서서 거칠게 숨을 몰아쉴 수밖에 없다.
결국 조급함은 호흡에서 드러난다. 인내든 뭐든 간에 모든 정신적 역량은 뇌에 산소가 원활히 공급될 때나 제대로 작동한다. 그렇기에 큰 정신적 작용이 필요할 때는 호흡이 가빠질 수밖에 없다. 운동뿐만 아니라, 일이든 감정의 고양이든 마찬가지다. 우리의 조급함이 가장 먼저 탄로 나고 마는 곳, 그곳이 바로 호흡이다.
그러니 호흡을 가다듬어라. 호흡을 다스리는 것은 자기 조절의 시작이자 핵심이다. 우리의 몸이 고통에 반응하여 날뛰지 않도록, 호흡을 가라앉히고 이성을 예리하게 세워야 한다. 처음 흔들린 호흡을 바로잡지 못하면, 두뇌는 더 절실하게 산소를 갈구하며 우리를 무너뜨린다는 걸 명심해라.
긴장을 늦추지 말고 자세를 잡아라. 지금 당장 괜찮다고 남들보다 앞서가려 속도를 내지 마라. 페이스를 잃고 정신없이 뛰어봤자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중도 포기뿐이다. 우리가 하는 것은 마라톤이라는 걸 잊지 마라.
이제, 새로운 총성이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