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노곤함으로 오늘은 햇살이 백만 대군을 이끌고 와 50평 마당에 빼곡하게 들어찰 때까지 잤다. 휴일의 특권을 모처럼 누린 샘이다.
평일 같았으면 뜨는 해와 경기하듯 벌떡 일어났을 텐데 오늘은 감은 눈을 더 꼭 감고 족히 50미터는 될 법한 앞산까지 귀를 길게 늘여 가 닿게 했다. 딱따구리도 산비둘기 소리도 이름 모를 새들의 소리도 빼곡하게 들어 찬 숲소리가 잔잔한 실내악처럼 들린다.
다시 가뭇 잠이 든다.
이렇게 보내리라.
엇! 그새를 못 참고 이웃집 이장님 오토바이가 부르릉 몸을 떤다. 급히 깔아놓은 귀를 거두어들인다.
나만 놀랐나?
여전히 숲소리는 신났다.
참새 혓바닥만 한 잎들이 수런거린다.
물관을 타고 올라가는 수액들이 덩달아 조잘 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