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산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중
《아무도 성찰하지 않는 관행이 그렇게도 많고, 좋은 것이 좋다는 것이 어디에나 통하는 진리여서 좋은 것이 너무나 많은 이 사회에서 좋다는 것을 나쁜 것이라고 말하는 교수는 낙원의 악마나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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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의 어긋남을 느껴본 적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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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가는 세계가 아니라, 그들이 살아 가는 세계라는 느낌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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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가기엔 너무 이상하고. 지금의 나완 너무 맞지 않는 것 같아 차마 동행하지 못한 이 세계의 넓은 길들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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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그 길을 걸으며 내가 여기까지 와보니 이해가 간다고. 사회생활하면 그게 당연한 거라고. 혼자 너무 고고한 척 하지 말라고. 다 잘 살려고 그러는건데 넌 왜 그렇게 유난을 떠냐고. 여기선 다 이렇게 한다고 말하고 또 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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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건 나쁜건데. 나쁜 걸 하나씩 알아가는 게 세상을 알아가는 거란 걸 저는 너무 늦게야 알았던거죠. 세상에 살며 세상 사람과는 다른 존재가 되고 나서야 알았어요. 그리고 그 앎 앞에서 마주한 운명의 한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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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와 엄청난 간극을 느끼면서도 네가 너무 벗어나지 않길 바란다. 네가 너무 멀리 튕겨나가지 않길 바란다. 그 거리가 너를 향한 내 중력과 나를 향한 네 중력이 닿는 거리이길 간절히 바란다는 신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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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겐 이 세상이 낙원인가요? 아니면 지옥인가요? 신이 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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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바라는 건 낙원에서의 악마가 되는건가요? 지옥에서의 천사가 되는건가요? 내가 신에게 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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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산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중 <낙원의 악마>의 글귀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