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귀걸이란 다른 매거진에 쓰고 있는 글입니다. 하지만 내용이 맞는 것 같아 여기에도 게시합니다. 인터뷰는 빠른 업로드가 되지 못해 죄송합니다. 여유를 되찾는대로 다시 업로드 하겠습니다.
《지금 2,30대 젊은 작가들의 소설에서 아버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발견할 수 없다면, 그 죄는 우리 세대에서 비롯된 것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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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 대한 글을 쓰고 싶었다. 오랜 꿈이었다. 글을 쓰며 감정과 기억을 정리해왔던 나였기에. 아버지에 대한 글을 쓰며 그에 대한 내 감정과 기억 모두를 정리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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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버지를 아버지가 아닌 존재로 바라보고 싶었다. 아버지란 이유로 그에게 기대하고 바라고 증오하고 혐오하고. 아들이란 당위로 그 모든 감정이 정당화되는 것 없이 그저 나보다 조금 앞선 삶과 조금 뒷선 삶으로 마주앉아 서로를 지긋이 바라볼 수 있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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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툴고 못났고 이해가 가지 않지만 그도 시간을 되돌리고 싶겠지. 그도 시간을 되돌리고 싶겠지. 그 사람도 우리의 시간을 간절히 되돌리고 싶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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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추고 싶던 순간이 있었다. 날 가르칠 많은 기회를 잃은 그에게서 운전을 배우고 싶었다. 그 순간이 어쩌면 다른 곳을 바라봤던 우리가 같은 곳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하게 될 순간이 될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너무 늦고 허락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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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꿈이었음에도 아직 이 작업은 마무리되지 않았다. 여러가지 사정이 있다. 우리네 삶이 이렇다. 하지만 조급해하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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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산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중 <아버지의 삶과 자식의 삶>의 글귀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