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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유럽자동차여행] Day 64

멋진 성으로만 기억될 노이슈바슈타인 성

2019년 6월 19일


슈반가우(Schwangau)에 들어서자 멀리서부터 성하나가 우리의 눈을 사로잡는다. 미친 왕 루트비히 2세의 성, 디즈니의 모티프가 된 성으로 알려진 노이슈바슈타인성이다.   

  

성 내부 관람을 하기 위해서는 미리 표를 예매하거나, 현장에서 긴 줄을 기다려 입장권을 사야 했다. 하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성 내부에는 들어갈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성을 가장 멋지게 볼 수 있는 마리엔 다리로 향했다. 더운 날씨 때문인지, 올라가는 길에 말이 싸질러 놓고 간 말똥 때문인지 (수레를 모는 말이 싼 똥이 정말 많았다) 다리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힘이 들었다.   

  

힘들게 도착한 마리엔 다리였지만 이곳에서 본 성의 모습은 정말 그림 속에 나올 것 같은 모습이었다. 관광객의 안전을 위해 다리에는 제한된 인원이 차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우리는 운이 좋게도 그리 줄을 서지 않고 관람을 할 수 있었는데, 우리가 나올 때 즈음엔 다리에 가기 위해 긴 줄이 생겼다. 사람은 이래서 타이밍이 중요한가 보다.     


슈반가우(Schwangau)에 오는 이유는 단 하나, 노이슈바슈타인성을 보기 위함이다
우리는 운이 좋게도 거의 기다리지 않고 다리에 갈 수 있었다.
우리는 끝내 저 400의 의미를 알지 못했다. 사람의 숫자는 절대 아닌 것 같았는데(400명은 커녕 100명도 안되보였다.)


독일을 대표하는 고성이라 그런지, 관광객 중에는 유독 어린아이들이 많이 보였다. 아이들을 보자 문득 역사책에서만 보는 바이에른 왕 루트비히 2세가 아니라, 그 왕이 직접 지시하고 만든 노이슈바슈타인성을 보면 역사 공부를 더 하고 싶어질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세계여행을 아이와 같이하면 좋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말이다.     

아내와 내가 내린 결론은 '아이의 자발성에 여부에 따라 호기심을 자극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였다. 그리고 그건 사실 아이뿐만 아니라 우리 어른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능동적인 주체가 되어 호기심을 가지고 역사, 지리를 공부하다 보면 자연스레 가보고 싶은 여행지가 생기거나 보고 싶은 유적지자 생길 수 있다. 그럴 때 그곳에 가면 아이에게는 평생 기억에 남는 유적지가 될 것이다.     


자발적인 호기심이 없다면 아무리 멋진 노이슈바슈타인성의 모습도 그냥 멋진 성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 하나로 기억될 테니까 말이다. 아쉽지만 그런 면에서 우리에게는 노이슈바슈타인성은 멋진 성으로만 기억될 듯하다.


대포의 발명으로 성이 쓸모가 없어진 시대에 성에 집착했던 미친 왕 루트비히 2세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이 성을 볼 수 있게 됐다.
마리엔 다리의 비밀은 초입에만 사람들이 몰려서 뒤로 갈수록 여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
미친왕 루트비히 2세가 어린시절 살았던 호반가우성. 이 성에서 그는 노이슈바슈타인성의 건설경과를 지켜보았다고 한다.
100년전에 어떻게 이렇게 깎아 지른듯이 높은 성을 산등성이에 세울 수 있었을까.


오늘도 날씨요정님은 열일중.
우리집 스테이크 세프. 김파고. 그는 심혐을 기울여 투뿔등심의 맛을 찾아내었다고 한다.
오버라머가우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준 레몬에이드와 맥주.
<90일 유럽자동차여행> 서른세번째 도시. 독일 퓌센(Fus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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