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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라완 답사 6]엘리펀트락 & 우공락

2016.5.2

by 조운

여행기간 : 2016.5.1~ 5.6
작성일 : 2017.4.10
동행 : 촬영팀 후배 "초이"와
여행컨셉 : 여행지 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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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리단 리조트를 나오자 5월인데 노랗게 익은 들이 나타난다. 신기방기... 여긴 2모작은 기본이고, 3모작까지 크게 무리가 없는 곳이라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흰 소 한 마리가 한가로이 들녘에 앉아 되새김질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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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두렁 사이에서 낑낑대며 오토바이를 미는 서양인이 보인다.
팔라완 공항 인근에 오토바이를 렌탈해 주는 업체들이 즐비한데, 역시나 이 곳도 대중교통으로 이동이 용이하지 않은 까닭에 사방비치까지는 저렇게 오토바이를 빌려서 다니는 외국인이 많았다.
뭔가 시동 거는데 문제가 좀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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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동안 먼 산들이 위용을 과시한다. 실제 팔라완에는 트레킹 코스로 유명한 곳을 가이딩해 주는 투어 상품도 있다. 맘 같아서는 그런 걸 경험해 보고 싶었지만, 이 더운 곳에서 나같은 취향을 즐기는 사람은 아마 여행객중 1% 정도... 더위로 가만 있는 것도 고통스러워하는 '초이'를 보면서 이런 제안할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는^^
등산 트레킹은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한다.



엘리펀트 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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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산들은 악산이라해도 등산로를 따라가면 누구나 올라갈 수는 있을 정도의 산들이다. 한반도 지질이 아주 오래된 거라, 많은 세월 완만하게 다듬어진 것도 있고, 화강암등 풍화에 대부분 강한 암석들이 많아서 급격하게 깎여 나가지 못해서이지 않을까 한다.
반면에 이곳처럼 석회질이 많은 곳은 습도, 기온, 바람 등에 쉽게 부식된다. 그래서 경사가 가파른 이런 모양의 산새를 잘 만들어 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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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색 절벽 앞에 있는 원두막처럼 보이는 곳이 이곳 엘리펀트락의 동굴 입구다. 한때는 여기도 주요 관광자원이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운영을 하지 않는단다.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서라는데, 앞으로 팔라완이 각광을 받는 여행지로 떠오르면 또 상황이 바뀔지도 모를 일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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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엘리펀트 락이냐고?
사진상엔 다 초록색이라 구분이 좀 어렵지만, 능선절벽이 끝나는 곳 앞에 마치 코끼리가 코를 들고 있는 듯한 작은 봉오리가 하나 더 있다. 거대한 코끼리가 엎드려 있는 모습같아 보인다. 우린 크건 작건 모두 산이라 부르는데, 이곳에선 이런 규모의 바위산을 그냥 Rock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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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더 가까이 가 보지는 못하고 멀리서 사진만 찍고 지나갔다.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들은 바로 이 엘리펀트 락을 중심으로 출발해서 사방비치가 내려다 보이는 정상까지 오르는 듯 한데, 그 외의 사람들에게는 지나는 길에 잠시 세워서 사진만 담아가는 곳이 된 듯하다.




우공 락에서 즐기는 '짚 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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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펀트락은 푸에르토프린세사로 가는 유일한 산길 중간에 있어서 여튼 누구나 지나다 잠시 멈추기만 하면 되지만, 우공락은 조금 더 가다가 왼쪽으로 꺾어서 들어가야 한다. 시골 산길을 쭉 달리면서도 평지에 느닷없이 불뚝 쏟은 절벽으로 된 석회 산들이 군데군데 있다. 그런 길을 다가보면 이런 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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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공락 안으로 들어가는 다리. 완전 정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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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선 볼 수 없는 반얀트리 (국립생태원에 있긴 하다만)가 여기저기 줄기를 늘어뜨리고 있다. 연한 실같은 줄기가 하늘에서 내려와서는 땅에 닿으면 뿌리를 내린다. 정글 느낌 풍성하게 주는 1등 공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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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나무들을 지나면 절벽 앞에 들어선 우공락 어드벤쳐 사무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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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선 우공락이라 불리는 신기한 동굴을 따라 락 정상으로 올라가는 것도 요금을 내야한다. 그리고 정상에서 짚라인을 따는 건 또 따로. 우공락의 바위 사이로 난 좁은 동굴을 오르면서 바위를 두드리면 산 전체가 울린단다. 안이 비어 있다는 말인데, 신기하다. 그 경험을 위한 요금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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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공포증이 있는 난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고 '초이'는 다이빙 같은 건 못해도 이런 건 맡겨달라는 호언을 하고 당당하게 인적사항을 기록한다. 여기선 요금만 낸다고 바로 탈 수 있는 건 아니고, 신청하고 나면 옆 오픈에어 방갈로에 가서 비디오 시청을 해야한다. 안전사항이나 우공락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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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무게로 탈 수 있는 연령을 제한한다. 아주 어려도 몸무게만 되면 탈 수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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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적으로 안전모와 장갑 등을 지급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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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입구가 우공락으로 향하는 길이다. 나처럼 일행 중에서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일행들이 체험을 마칠때까지 저렇게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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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기사만 차를 타고 짚라인의 도착지점으로 향했다. 보통은 출발지점과 도착지점까지 차량이 수시로 운행하면서 자기 차가 있는 곳까지 데려다 주지만, 우린 뭐 안타겠다는 사람(바로 나)이 있어서 바로 여기서 도킹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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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이는 저 산이 우공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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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정상까지는 산을 올라야 한다는데, '초이'의 체험 평가에 의하면, 짧은 쾌락을 위해서 긴 고행 과정을 견뎌야 한다는데... ('초이' 스스로는 산 타는 걸 좋아한다지만 잘 못탄다^^)
실제 몇 달 뒤 가족여행으로 다시 와서 경험한 바는 정 반대, 즐겁고 신나는 긴 동굴체험 뒤 생각보다는 좀 시시한 짚라인이 짧게 주어진 느낌이었다. 사람마다 다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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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중국인 아가씨가 괴성과 함께 모두의 시선을 받으며 출발한다. 누구라도 출발시엔 자동으로 괴성을 지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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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무게가 좀 가벼운 사람들은 활공시 가속 에너지가 약해서 저렇게 다와서는 멈추기도 하고, 그런 걸 대비해서 라인에 매달린 자일을 보내줘서 당기기도 한다.
'초이'나, 우리 '가이드'는 전혀 그럴 필요 없었지만^^



어딜가나 맹그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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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넘어 오다보면 거의 해수면과 닿을 듯 나란한 길을 딱 한 번 만난다. '울루간 만'이다. 안쪽으로 깊게 들어온 만이라 파도도 거의 없고 호수같다. 바닷물 속에 발을 담그고 있는 저런 나무들이 배경과 함께 그림같아서 차를 세웠다. 민물, 짠물 안가리고 잘 자라는 맹그로브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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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정박하고 있는 작은 방카가 운치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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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은 신기하게도 석회질의 암반이다. 오랜 동안 물에 의한 무늬가 생긴 것 같고, 그 위를 덮고 있는 맹그로브 뿌리들까지... 왠지 좀 으스스한 분위기 연출.





가이드는 우리를 데리고 시내에 있는 한국인 식당으로 간다. 다른 곳이었다면 모를까, 필리핀에선 한국 음식이 그렇게 그립지 않을 정도로 음식들이 입에 잘 맞기도 했고, 아직 만 하루 조금 더 지난 마당에 벌써 음식에 대한 향수가 생기지는 않아서 딱히 맛있는 줄도 모르고 김치찌개와 삼겹살을 먹었다.
따지고 보면, 집에서 출발해 아직 제대로 잠 한 숨 못잤는데, 피곤해서 더 그렇게 느꼈을 수도.
저녁을 먹기도 전에 이미 파김치가 되어 있는 우리는 맥주까지 한 잔 하러 갔다가 가까스로 의식이 붙어 있는 상태에서 호텔을 찾아 나섰다.

그러고보니, 우리는 어디서 묵을 지도 정하지 않고 있었다.
몇 군데 기웃거리다가 저렴하면서 시설도 그런대로 괜찮은 "아스투리아스"라는 호텔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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