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번째 이야기
어느덧 날이 꽤 풀렸다. 정말 금방이라도 꽃이 활짝 필 것만 같은 하늘과 햇살이다. 그래서인지 마음도 둥둥뜨고 기분이 좋다.
계절이라는 건 참 신기하다. 지난 1년은 계절의 변화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했고 또 그 변화를 보는 재미로 살았다. 여름보다 겨울을 좋아하는 나였는데 이제는 어느 계절이어도 그 나름의 매력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사계절이 있는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게 정말 큰 행운이자 축복이라는 걸 느낀다.
겨울은 주로 차가운 빛을 띈다. 일을 하다가 창 밖을 바라보면 정말 차가운 색으로 세상이 보인다. 그래서인지 마음도 괜히 쓸쓸하고 차가워지곤 했다. 하지만 요즘은 점차 따듯한 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점점 봄이 다가오고 있다는 증거일까? 햇볕이 조각조각 비춰지고 있는 걸 보면 왠지 모르게 모아두고 싶다. 정말 모아두고 싶다. 햇볕을 모아두고 싶다.
이번 봄은 기대가 된다. 매년 봄을 기대없이 맞이한 적은 없지만 올해는 더더욱 기대가 된다. 모든 것들이 하나하나 피어나는 모습을 바라보고 싶다. 예전과는 다른 눈으로 다른 생각으로 조금 더 깊이 보고싶다.
매 순간이 소중하다. 늘 새로운 오늘이고, 축제이고, 축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