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밖 세상으로
고등학생에서 성인이 되던 시점, 막연하게 멋진 대학생의 생활을 기대했다. 멋진 선배들과 친해지고 친구들과 축제를 즐기며 하하호호 행복만 가득한 그런 생활. 멀리서 보면 내 생활은 얼핏 그렇게 보이는듯 싶었다. 그 당시에는 내 마음보다는 누군가에게 보여지는 모습을 더 중요시했으니까, 아마도 그렇게 보였을테다.
그렇게 늘 좋은 모습만 겉으로 걸쳐두었다. 내 안이 한없이 곪아서 상하는 줄도 모르고. 결국 상한 마음은 더이상 숨길 수 없이 외면으로도 나타났고 그럴수록 나는 더 세상 밖으로 나가는 일이 무서웠다. 스스로가 너무 창피했고 싫었다. 살을 뺀다면서 초절식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폭식을 했다. 슬픈 일, 상처가 된 일은 전부 숨겨두고 좋은 것들만 있는 척했다. 모순덩어리 그자체였던 그때.
나 자신에게 당당하지 못하니 세상에 나가서 계속 눈치만 보곤 했다. 누군가에게 내가 숨겨둔 것이 들킬 것만 같아서 두려웠다. 그래서 점점 이불 속에서의 시간이 길어졌는지도 모른다. 아무도 나에게 상처를 주려고 하지 않는데 나는 자꾸만 상처를 받았고 그게 너무 아팠다. 그럴바에 아무도 만나지 않는 것이 나를 지킬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점점 나는 어두운 방 안에서의 시간이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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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야기는 내일의 수진이에게 넘깁니다.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