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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수진 Nov 26. 2022

욕하니까 좋더라

카타르시스

욕을 안하고 산지… 꽤 오래 됐다. 욕을 하면 왠지 모를 죄책감이 느껴졌고 흠.. 뭔가 부정타는 기분이라 하지 않는 편이었다.


그런데 돌아보면 중학생 시절에 친했던 친구는 내가 욕을 잘해서 좋다고 했었다. 종종 다른 애들한테 나를 소개할 때 “쟤 욕 진짜 잘해” 하고 말하곤 했다. 그게 또 좋았던 나는 더 입을 험하게 썼다. 그냥.. 그때는 뭘 잘한다고 하면 좋은 줄로만 아니까.


입버릇처럼 욕을 하니 그 말을 해선 안되는 장소나 사람 앞에서도 막무가내로 나오기도 했다. 게다가 중학생이 아무리 욕을 잘한다고 하더라도 작은 아이가 내뱉는 욕이 어설픈 건 어쩔 수 없지 않나? 그 당시에도 그게 어색하고 스스로에게 어울리지 않다는게 느껴졌다. 그렇게 점점 욕을 줄였고 아예 하지 않는 어른이 되었다.


그러다 최근에 욕을 하지 않고서는 참을 수가 없는 순간이 있었고 분노가 머리 끝까지 차올라서 할 수 있는 욕은 다 뱉었다. 몇년을 꾹꾹 누르고 있었던.. 이제 더이상 하지 않을 줄 알았던.. 수많은 욕들이 나왔다.


근데 뭐지? 머리가 맑아졌고 속이 시원했다. 후.. 그래 이게 내가 표현하고 싶었던 말이다!!! 좋은 말로는 절대 절대 표현해낼 수 없는 감정!! 그게 욕이 대신 정확하게 전달해줬다. 카타르시스.. 욕은 카타르시스라던데, 이번에 제대로 느꼈다. 적절한 때에 쓰는 욕은 약이다.


욕하니까 좋더라! 그제서야 속이 시원하더라!

Siba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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