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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케치 Mar 05. 2019

보이지 않는 청춘이란 손

C festival

본 글은 코엑스X브런치 C festival 강연을 다소 각색해서 작성했습니다. 같은 고민하는 청춘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오늘날 청춘은 고민합니다.
이루고자 하는 꿈,
가슴에 품은 희망이나
사랑에 대해
때론 관계에 대해서 고민합니다.


그러나 현실의 장벽은 높고 거칠어 녹녹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청춘이 고민 끝에 경제학적 시선에서 기회비용을 잽니다. 그래서 꿈을, 연애를, 결혼을, 내 집 마련을 더더욱 말하려 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청춘은 졸업 즈음에 취업 준비를 합니다. 토익을 준비하면 타협하는 청춘이라 부르고, 준비하지 않으면 좋게 이상주의자, 나쁘게 말하면 비현실적이라 자의반 타의반으로 불려지곤 하죠. 이태백 세대에서 88만 원 세대로 다시 3포, 5포, 7포 세대로 불리는 오늘날 청춘은 그 어떤 세대보다 치열히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치열함이 도서관에서 하루 종일 앉아 영어 단어를 달달 외우거나, 회계 원리를 푸는 것일 수도 있고, 돈을 모아 움프나 여행 가는 것일 수 있습니다. 청춘이라서 모두 철 지난 투쟁의 구호를 부르고 타노스에 저항하는 어벤저스 히어로가 되실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삶이 누구에 의해서 강요될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토스를 잘보고 좋은 직장을 다니는 것이 꽤나 중요한 목표이곤 합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무엇인가 바꾸고자 한다면 일단 기다렸다가 바꿀 수 있는 위치가 되었을 때 바꾸면 된다고. 그러니 지금은 조용히 침묵하고, 청춘은 소리 없는 아우성이 되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이들도 그 위치에 올라서는 어느샌가 기존의 것에 길들여져 버리는, 익숙해지는 개악이 반복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리하여 그런 그들을 보며 우리 청춘이 고민하고 또 생각한 결과가 어쩌면 한 번뿐인 인생에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는 것이 아니었을는지요.


OECD에서 청년 자살률이 상위권에 속하는 대한민국은 지금도 어느 곳에서는 소중한 불빛이 스스로 꺼지고 있습니다. 어느 하나 도움되지 않는 존재라 스스로 판단하고, 불편한 관계 속에 앓고, 비교와 경쟁의 무게를 견디며 오늘 하루도 충분히 치열하게 앓은 청춘에게 사회는 수고했다고 말해주기는커녕 끊임없이 자본의 중요성만을 강조하고 자본이 자본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상실감을 심어주곤 합니다. 그래서인지 청춘을 만나 꿈이나, 롤 모델을 물어보면 대부분 꿈이나 희망이 경제적 목표이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경제적 요소가 의미 있기 위해서는 자아실현의 한 수단으로써 활용될 때라고 조언하지만 그저 꼰대 소리로 들릴지 모르겠네요.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문학시간에 배웠지만 정작 현실에서 실감하기 어렵습니다. 많은 경쟁에서 뒤떨어지기도 하고 경제적인 문제로 고민하다 포기하게 됩니다. 슬프지만 이것이 우리네 현실이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긴 호흡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가 아는 아마존 제프 베조스, 페이스북 마크 주커버그와 같은 자산가가 행복하다면 그 행복의 이유는 자기 손에 있는 수조, 수천억 돈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무언가를 이루고 변화시킬 수 있는 영향력에서 비롯되는 자아실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미 해군 대위 유진 초이도 조선의 학도병이 왜 나를 도와주는 거냐 물을 때 할 수 있으니까라고 답하며 웃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힘이 있습니다. 누군가를 인정할 수 있는 힘이 있고 누군가를 바꿀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변화는 곧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이 됩니다. 진리와 자유를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자신의 위치에서 올바르게 생각하고, 고민하며 이 넓은 세상을 안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루게릭병 환자를 돕는 릴레이 기부 캠페인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기억하시나요? 승일희망재단의 아티스트 챌린지에 참여해 보셨나요?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귀향의 크라우드 펀딩에 투자했나요? 스토리 펀딩으로 진행되었던 영화 아이 캔 스피크를 보셨나요? 아니면 지하철 역 앞에서 빅이슈 판매원에게 빅이슈 잡지를 사본 적 있으신가요? 기억한다면, 혹은 투자했다면, 또는 보았다면, 때론 사봤다면 우리 모두는 이타적 사고와 행동을 하는 경제 주체이자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투자자입니다.


우리 청춘의 소비 패턴이 사회 트렌드가 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새로운 기부 문화를 만들어 냈으며, 펀딩에 성공한 귀향과 아이 캔 스피크로 우리 역사를 바르게 알릴 수 있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빅이슈 잡지를 구매하면서 알게 되는 새로운 시각은 우리를 경제주체로 성장하게 만들죠. 그리고 우리가 즐겨가는 골목길이 연트럴 파크 상권으로 만들어지고, 우리가 관심 있어하는 주제가 뉴스가 되며, 우리가 좋아하는 래퍼나 아이돌 혹은 유투버가 광고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우리가 즐기는 서비스 회사가 기업공개로 상장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청춘의 사고와 행동은 오늘날 우리 사회를 움직이고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 세상은 그대 즉 청춘에 의해 돌아간다고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생각합니다. 이렇게 얽혀있는 실타래와 같은 사회라면 변화의 속도도 빠를 수밖에 없다고. 그렇게 청춘이 변해서 그 청춘을 보고 다른 청춘이 변화된다면, 그리고 청춘이 또 누군가를 변화시킨다면, 변화의 물결이 사회 전반으로 퍼져나가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청춘은 계속 고민하고, 치열하게 살아가야 할런지 모르겠습니다. 고여 있는 물은 결국 썩듯이, 고립된 사고로 타인을 평가하기보다는 다른 이의 생각을 듣고 공감하고 함께 고민하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타인의 변화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일구어 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달 밝은 날 이슬 한잔에 토론하고 서로의 생각을 주고 받으시며 설득하고 때론 받아들이시길 바랍니다.


이 사회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손은 분명 청춘, 그대입니다.
그러니 목소리를 내세요.
강을 거스르는 연어처럼 일어서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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