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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케치 Oct 10. 2018

93년생 이지희에게 드리는 폴 로머의 편지

승일희망재단

본 글은 루게릭병건립을 후원하는 승일희망재단의 아티스트 챌린지에 인스타그램 은작가님의 지목을 받고 참여하게 되어 작성합니다. 같은 고민을 하는 청춘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2018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신 폴 로머 교수님 내생적 성장이론을 청춘의 관점에서 쉽게 풀어 썼습니다. 좋은 취지이니 교수님께서 이해해주시리라 믿습니다. (방긋)


그리고 브런치에서도 아티스트 챌린지가 전파되길 바라는 마음에 브런치 작가님 3분을 댓글로 선정합니다. 희망이란 주제로 48시간 내에 창작물을 브런치에 게시해주시고 희망을 나눌 작가님 3분을 지목해주시면 됩니다. 깊어가는 가을날에 함께 재능과 희망을 우리 나눕시다.



To 한없이 푸른 봄, 그 이름 지희에게


우리가 사는 나라 대한민국에 만족하는가란 물음에 만족하다는 답은 28.4%로 청춘 10명을 만나면 2명 정도가 지금 삶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란 48시간 고민의 결과로 1886년 조선에서 계급제가 사라진 후, 133년이 지나 헬조선이라 불려지는 이 땅에는 계급제가 다시 나타나서일지 모릅니다.


바로 경제적 계급이지요. 계급사회에서 어느 청춘은 연예를, 결혼을 포기당하고 있으며 다른 청춘은 출산을, 어떤 청춘은 인간관계를, 내 집 마련을 포기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에 꿈과 희망마저 포기하고 있습니다. 어제와 오늘이 같고 우리에게 내일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없습니다. 도대체 가난은 왜 없어지지 않는걸까요.


경제학의 정설과도 같았던 솔로우 성장모형을 보면 어떤 나라가 부국인 이유는 저축률이 높고 인구증가율 감소로 인해 1인당 GDP가 점점 축적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반면에 다른 나라가 빈국인 이유는 저축률이 낮거나 인구증가율이 높기 때문에 1인당 GDP가 점점 낮아지기 때문이었죠. 그리고 많은 경제학자들이 부국의 인구가 점진적으로 줄어들면서 생산량도 점차 감소하여 지구상의 모든 성장 국가들의 생활수준과 성장률이 언젠가는 수렴할 것으로 봤었습니다. 우리 자본주의 사회는 이상 사회로 잘 가고 있다면서 말이죠. 그러나 우리네 현실은 수렴해지기는커녕 부국은 여전히 부유하고 빈국은 계속해서 가난합니다. 오늘날 아주 극소수의 국가만이 빈국에서 탈출하여 경제성장에 성공한 상황입니다. 라인강의 기적에서 한강의 기적으로 다음은 또 어느 강일까요.


왜 빈국은 계속 가난하고, 부국은 계속 부유해질까라는 오랜 연구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경제 주체가 knowledge(지식)와 human capital(인적 자본)을 내생적으로 축적하려는 경향 때문으로 귀결 되었습니다. 경제 주체가 지식, 경험, 자금을 축적함에 따라 사회 생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기업 아마존이 점점 더 거대해지듯이요. 그리고 자본량이 많은 국가일수록 경제 주체에게 지식과 인적 자본을 더욱 지원하는 시스템이 되어 있으며 그것이 부국의 경쟁력이 되어 계속 부유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경제주체는 기업과 가계입니다. 공사는 제외합니다.


지식이란 생산수단을 고효율화하는 매개체로 생산성을 향상시킵니다. 그리고 지식은 세계에 수많은 제조사의 휴대폰 디자인과 기술력이 점차 비슷해졌듯이 비밀을 계속 감출 수 없는 외부성을 지닙니다. 따라서 한 기업의 지식은 다른 기업에게 전파되며 사회 전체 지식을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를 만듭니다. 이러한 외부성은 동일업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업종을 망라하고 퍼져나가며 그 결과 사회 생산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누군가가 창출한 지식으로부터 다른 누군가는 솔루션을 얻고 그로 인해서 또 다른 지식을 창출합니다. 자본이 자본을 낳듯이 지식이 새로운 지식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그렇게 창출된 지식은 사회 생산성을 계속 높입니다. 오늘날에는 대화형 AI가 사회 전반에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으며 먼 훗날에는 양자컴퓨팅이 사회 생산 인프라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킬 것입니다. 각설하고 기업은 지식이 지닌 외부성과 전파 덕분에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다시 새로운 연구 분야에 지속 투자하면서 영속적이며 공통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미국 실리콘 벨리나 캐나다 토론토에 기업들이 모여 있는 이유가 단순히 세제혜택이 아니라 서로의 지식이 서로의 분야의 시너지를 창출해내기 때문인 것입니다. 즉 내성적 성장이론이 가능해진 것이지요.


Novel Prize 2018 Paul M. Romer

그래서 앞으로 수렴현상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부국은 앞으로도 부유할 것이고 빈국은 계속 가난해질 것입니다. 좋은 기업의 수에 따라서 국가 간 성장률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입니다. 즉 과거 솔로우 모형에서 자본을 많이 축적하지 않은 국가일수록 더 빠르게 성장한다는 그 이론이 맞지 않게 됩니다. 오늘날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의 경제성장률보다 선진국의 경제성장률이 때론 더 크지 않습니까. 단적인 예로 2018년 대한민국의 성장률은 2.8%이고 미국의 성장률은 2.9%(실질 3.5%)입니다. 많은 인적자본과 지식을 보유한 국가일수록 기술을 내생적으로 더욱 진보시키고 성장을 더욱 더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의 지속적인 R&D 투자는 신규 지식과 서비스를 사회에 창출해내고 고용을 만들어내며 근본적으로 교육 서비스를 향상해냅니다. 그렇게 사회는 더 좋은 인적자본을 다시 만들어냅니다.


여기서 저는 마지막으로 자본이란 개념에 돈 만이 아니라 사람 즉 인적자본과 지식을 포함했습니다. 즉 자본비중이 100%인 성장이론으로 경기 체감은 없어지고 수렴현상은 사라진 오늘날 경제를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국가가 더욱 부유해지려면 지식과 인적자본을 지속 확보하려 노력해야 하며 지식전파를 기업이 서로 간에 악용하지 않도록 특허권과 로열티로 더욱 보장하고 무임승차라는 보편적 포퓰리즘을 없애야할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경제 주체인 청춘에게도 knowledge(지식)와 human capital(인적자본)이 큰 경쟁력임이 될 것임을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윤추구 기업들이 금천구 가산동과 분당구 판교동에, 언론매체들은 마포구 상암동에 몰려드는 이유가 세제혜택이나 지난 산업혁명때 분업화 유물인 낮은 운송비 때문이 아니라 지식과 인적자본 때문이듯이 젊은 아티스트도 홍대, 합정, 이대, 신촌, 망원 그리고 용산구 이태원동으로 점점 모여들고 있습니다. 지식과 지식이 만나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인적자본으로 인해 시너지를 창출해내는 시스템에서 더욱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죠.


오늘날 우리 청춘이 경제적 이유로 포기하는 것들에는 희망이 있습니다. 희망을 포기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 사회가 평등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내생적 성장이론에 의거하면 자본과 인적자본 때문이겠지요. 자유 시장 경제체제인 우리나라에서 경쟁으로만 대학과 기업에게 우리 청춘이 평가받는 것이 당연함에도 수시라는 제도를 악용해 자본이 곧 스펙인 레일에서 보다 편히 뛰는 청춘이 있으며, 열심히 토익점수를 올리고 깊어 가는 가을에 자기소개서를 수없이 퇴고해서 제출해도 이미 강원도 네버랜드의 입장권은 특정 청춘에게만 열려 있다는 사실을 알아버려서일지 모릅니다.

자본과 인적자본은 앞으로도 부의 사다리로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청춘에게 한 가지 남은 것이 있습니다. 바로 knowledge(지식)입니다. 삶에서 느끼는 고통이 그저 이유없이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으며 이 힘듦이 우리에게 삶의 의미가 되고 재미와 즐거움으로 승화하며 그 시간으로 우리는 더욱 담대해지고 깨우칠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청춘만큼 다양한 변주를 허락한 책이 없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배울 것입니다. 좋은 건 좋다고 배우고 나쁜 것은 나쁜 것임을 아는 행간을 구분할 것입니다. 그렇게 청춘이란 이름의 이란성 쌍생아들이 모여 저마다의 가치를 추구하고 삶을 해석하고 살아간다면 그 어떤 아이디어와 통찰력보다 강한 지식을 쌓을 것이고 그 지식은 경제주체로 우리의 큰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딸이자, 손녀입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친구이며 동기입니다. 또 언니이자 오빠이며 동생입니다. 선배이기도 하고 후배이기도 한 우리 청춘은 어떤 경제주체보다도 큰 지식전파 즉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영향력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계속 성장할 것입니다. 우리네 삶이 온전히 우리 것이지만 내생적 성장이론에 의거해서 우리 삶은 친구에게, 후배에게, 동료에게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더더욱 우리는 삶에서 희망을 포기하지 말고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니 우리 정말 열심히 삽시다. 배우며 계속 깨달으며 지식을 쌓읍시다. 나의 삶은 곧 그대의 삶이며 나아가 우리의 삶이자 사회가 될 테니.


From 201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마이클 로머


ps. 청춘에게는 분명 시장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습니다. 청춘이 읽는 빅이슈 한 권이 홈리스분의 삶을 바꾸고, 우리가 펀딩한 허스토리가 위안부 피해여성의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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