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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케치 Jan 08. 2019

피터 다이아몬드, 오늘날 실업을 말하다

노동시장 이론

경제적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하리라


노벨경제는 대한민국 재린이, 주린이, 부린이를 위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대가들의 이론을 주식 투자, 부동산 투자 그리고 삶의 투자에 적용한 브런치북입니다. 각자 지닌 삶의 무게로 힘드신 청년 여러분, 본 연재가 그대의 삶과 투자에 좋은 나침반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건투를 빕니다.



한해를 돌이켜보니 구글과 카카오 채널 검색 유입에 있어 1위가 실업급여였고 2위는 내 집 마련이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첫 글은 고심 끝에 실업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지난 8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청년 실업률이 무려 10%로 1999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취업 준비생까지 고려한 체감 실업률은 무려 20%를 넘는다고 하네요. 사실상 청년 5명이 모이면 1명이 일자리가 없는 상황입니다. 도대체 오늘날 청년 실업은 왜 이다지도 줄어들기가 어려운지 함께 알아봅시다.

 

취업시장은 사람을 채용하려는 구인자와 직장을 가지려는 구직자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자리 창출은 구직자와 구인자의 욕구 Needs가 맞았을 때 비로소 창출되죠. 예를 들어 작가와 출판사의 관계를 생각해 봅시다. 작가를 채용하는 출판사는 이런 스토리를 갖고 저런 스펙을 가진 작가를 찾습니다. 작가 역시 그러한 편집과 저러한 인세 조건을 제시하는 출판사를 탐색하죠. 서로가 서로를 찾으려는 탐색 행위가 진행됩니다. 많은 수익 창출이 기대되는 작가를,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출판사를 말이죠. 그러나 서로는 서로가 만족할만한 충분한 탐색을 수행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탐색 행위는 시간과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적정한 타협점을 선택하고 비로소 세상에 한 권의 책이 출간됩니다.


노동시장 이론

기존 노동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원리로 위와 같이 실업을 설명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일자리 즉 공급을 늘리면 실업률이 낮아질 것이라 생각했죠. 그밖에 노동시간을 줄여 임금을 낮추면 수요가 많아져서 실업률도 감소되리라 기대했습니다. 그렇게 그동안 실업은 위의 이론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우리나라가 겪은 경기적 실업을 한번 생각해봅시다. IMF 시절 내수경기 침체로 노동시장 수요는 급격히 줄고 반대로 공급은 많아져 대규모 실업을 양성했습니다. 또한 구조적 실업도 있었습니다. 산업혁명으로 차가 등장하며 말을 타고 관리한 근로자는 실직하고 차를 타고 정비하는 근로자는 점차 늘어났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로 야기되는 실업은 수요와 공급 변화로 필연적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세계 각국은 일자리 즉 공석을 늘리고자 부단히 애를 씁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자료를 찾아보면 공공기관 체험형 인턴사원 5300명, 산불 화재 감시원 1500명, 라돈 측정원 1000명을 포함 일자리 6만 자리를 만들어 실업률을 낮추고자 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 실업률은 좀처럼 낮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노동시장 원리에 의거해 일자리가 늘어나면 실업도 줄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죠. 도대체 왜 그럴까요.

 

이유인즉슨 오늘날 실업은 기존 노동시장 이론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마찰적 실업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마찰적 실업은 자발적 실업으로 비자발적인 경기적 실업과 구조적 실업과 구분되는데요. 앞서 이야기한 작가와 출판사 관계와 동일합니다. 좋은 일자리를 찾으려는 구직자와 좋은 구직자를 얻으려는 기업 간 서로를 탐색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나야 할 실업이 정보의 불완전성으로 지속 유지되어 발생하게 되죠. 정보가 불완전성을 갖는 이유는 모든 구직자와 구인자가 한 자리에 만나 매칭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구직자는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위해서 시간과 돈(생활비)을 들이고 기업은 양질의 구직자를 발견하고자 시간과 돈(헤드헌팅)을 들입니다. 구직자와 구인자 사이 탐색전이 길어질수록 사회 생산 인프라에 필요한 일손은 부족해지고 자원은 지속 낭비되어 국가 경쟁력은 낮아집니다.

 

마찰적 실업에는 크게 세 가지가 요소가 있습니다. 임금, 공석, 구인배율인데요. 구인배율은 전체 구인자 수를 전체 구직자 수로 나눈 비율로 구인배율이 오르면 새로운 일자리를 탐색하기가 용이해지고 임금 협상력도 높아집니다. 자연스레 임금도 오릅니다. 다음 베버리지 곡선은 공석과 실업률을 설명하는 곡선으로 공석이 늘어나면 실업률을 하락시킵니다. 따라서 오늘날 노동시장은 매칭 이론에 의거해서 매칭이 잘될수록 베버리지 곡선을 안쪽으로 이동시켜 실업률 감소를 만들어냅니다.

 

매칭이론

매칭 이론을 분석하면 임금의 일정 비율을 정부가 부담하는 고용 보조금은 협상 임금을 상승시켜서 기존 근로자 임금만을 올리고 신규 일자리는 창출시키지 못합니다. 결국 실업률 감소에는 전혀 도움되지 않죠. 그리고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는 마찰을 증가시켜 민간 부분 일자리를 구축시킵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시키는 개념과 다소 다르지만 이 또한 실업률을 올리는 요인입니다.

 

따라서 마찰적 실업을 낮추기 위해서 사회는 먼저 구인배율을 높여야 합니다. 좋은 구인자 즉 좋은 기업이 육성되도록 정책을 수립하고 장려해야 합니다. 또한 서로 만족할만한 공석과 임금이 매칭 되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하죠. 마지막으로 구인자와 구직자 간 탐색 마찰이 줄도록 정보의 불완전성을 지속 해소시켜야 나가야 합니다.


2010 Nobel Prize, Peter Arthur Diamond, Search Frictions

다음 20회는 "로이드 섀플리, 오늘날 연애를 말하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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