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시작은 아이의 증상이 아닌 엄마의 '태도'입니다
30년 동안 특수교사로 수많은 아이와 부모님을 만나며 참 아이러니한 광경을 자주 목격합니다.
아이가 눈에 띄게 좋아지고 몰라보게 성장해도, 정작 어머니들의 표정은 밝아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사의 마음보다는 "이제 다음은 뭐죠?",
"남들만큼 하려면 얼마나 더 걸릴까요?"라며 요구 수준을 더 높이곤 하십니다.
아이가 한 계단 올라서면 안도하기보다 두 계단 뒤쳐진 것을 먼저 걱정합니다.
좋아지면 좋아질수록 아이를 향한 강요와 압박은 더 커집니다.
그것은 아이를 그 자체로 보지 못하고,
여전히 '고쳐야 할 대상'인 '장애'라는 틀 속에 가두어 두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제 주변에는 자폐 아이를 키우며 평범한 전업주부에서 복지관 관장이 된 분이 계십니다.
남편의 안정적인 직장 덕분에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지낼 수도 있었지만,
그녀는 아이의 진단 이후 자신의 삶을 통째로 바꾸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녀는 단순히 아이의 치료에만 매달리는 대신,
스스로 조기교실을 차리고 현장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나중에는 복지관 관장이라는 자리까지 오르게 되었죠.
그녀의 삶이 바뀐 것은 아이의 장애가 사라졌기 때문이 아닙니다.
아이를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고, 자신의 삶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기적은 아이의 증상이 하루아침에 씻은 듯이 낫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가 아이의 다름을 수용하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개척해 나가는 '성장'이야말로 가장 큰 기적입니다.
부모가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당당해질 때,
아이는 비로소 부모의 욕심과 불안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숨 쉴 수 있습니다.
캐나다 교육이 저에게 가르쳐준 것도 바로 이것입니다.
'1등'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리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가진 고유한 빛깔을 존중하는 문화 말입니다.
장애는 아이의 전부가 아닌 수많은 특성 중 하나일 뿐입니다.
지금도 아이의 작은 실수에 가슴을 쓸어내리며 자책하고 계신가요?
아이의 말문을 열기 위해 부모의 '마음 근육'을 먼저 키워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아이의 결핍을 채우려 애쓰기보다, 아이가 가진 특별함을 먼저 발견해 주세요.
아이의 변화에 일희일비하기보다 부모님 스스로의 삶을 돌보고 사랑하세요.
부모의 태도가 달라질 때, 아이의 세상은 비로소 '장애'라는 틀을 깨고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할 것입니다.
어제 말씀드렸듯, 완벽하지 않아도 당신은 이미 충분히 좋은 부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