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다투고 난 후, 감정을 말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

감정에 솔직한 부모, 감정을 건강하게 배우는 아이

어제 밤, 아이와 한바탕 싸웠습니다.
별일 아니었습니다.
방 정리를 몇 번이나 말했는데도 여전히 제자리에 있는 장난감들.
결국 폭발해버린 건, 아이가 아니라 저였습니다.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목소리가 높아진 저를 아이가 놀란 눈으로 바라봤습니다.
그 순간, 저 자신도 당황스러웠습니다.
이게 과연 내가 원하던 대화였을까.


아이를 재워놓고, 혼자 거실에 앉았습니다.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화를 참았어야 했는데.’
‘좀 더 부드럽게 말했어야 했는데.’
하지만 그건 감정을 억누르는 방법이지,
감정을 전하는 방법은 아니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봤습니다.
나는 아이에게 "감정을 말해보라"고 하면서,
정작 내 감정은 말하지 않았다는 걸요.
화를 냈지만, 그건 감정을 제대로 말한 게 아니었습니다.
그건 그저 감정을 터뜨린 것이었습니다.


사실 그 순간, 나는
“서운해”
“지쳤어”
“이해받고 싶어”
라고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말은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감정보다는 행동이 먼저였으니까요.


그래서 오늘 아침, 아이에게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엄마가 어제 소리 질러서 놀랐지?
사실 엄마는 속상했어. 정리 안 된 방을 보고 마음이 답답했거든.
근데 그걸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서, 화가 난 것처럼 말해버렸어.”


아이의 눈이 커졌습니다.
그리고 아주 조용히,
“나도 미안해. 정리할게.”
하고 말하더군요.

그때 깨달았습니다.


감정을 말하는 건 연습이 필요하다는 걸요.
감정을 억누르지 않되, 상대를 탓하지 않고
‘내 마음’을 그대로 꺼내는 연습.

sina-rezakhani-Rz4rDleZOdo-unsplash.jpg 비오는 차창가를 쳐다보며- 말하지 않는 감정은 결국 행동이 됩니다


아이는 말보다 행동을 더 잘 배웁니다.
‘감정은 감춰야 하는 것’이라는 태도를
무의식 중에 나에게서 배우지 않게 하려면
이제는 제가 먼저 말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엄마도 배워가는 중입니다.
감정을 말하는 법을.
부드럽게, 정확하게,
그리고 무엇보다 진심을 담아.


그게 결국,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의 시작이라는 걸
조금 늦게,
하지만 분명하게 배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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