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스트테일
이별로 한동안 마음이 무거웠지만, 언니와 나는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함께 노력했어요. 우리가 택한 방법은 자연과 더 가까워지는 것이었죠. 그러던 중, 언니가 반려견 친화 농장을 발견했대요. 농장이라니, 내게는 정말 흥미진진한 곳이었어요.
들어서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건 상추, 고추, 감자, 그리고 여러 가지 작물들이었어요. 얼른 흙 위로 달려가 코를 킁킁, 냄새를 맡았죠. 흙냄새, 촉촉한 냄새, 풀냄새가 뒤섞인 그 향기! 한 걸음 한 걸음이 설레고 신났어요. 발바닥이 폭신한 흙에 푹푹 들어가니 발 시린 것도 잠시, 마음은 자유로웠어요.
언니는 상추를 따고 사장님 가족과 이야기꽃을 피웠어요. 언니는 마치 친정집에 온 기분이라고 했죠. 흙 위를 뛰어다니며 냄새를 맡고, 작은 벌레들을 살짝 쫓아보며 정신없이 놀았어요. 알고 보니, 이 농장의 주인분들도 강아지를 입양해서 키우고 계셨어요.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았죠. 더 신기한 건, 이 농장에는 주로 강아지를 입양한 손님들이 오신다는 거예요.
강아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 저는 다른 어떤 애견운동장보다도 더 편안하고 친근하게 느껴졌어요. 하루 종일 흙 위를 뛰어다니고 냄새를 맡고, 흙냄새에 파묻혀 놀다 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몰랐어요. 언니가 웃는 얼굴을 보니 그제서야 마음이 놓였어요.
저는 마음속으로 바랐어요. 강아지를 사지 않고 입양하는 것이 당연한 세상이 빨리 오면 좋겠다고... 그렇게 된다면, 저처럼 강아지가 임신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아도 되니까요. 사람들이 강아지를 단순히 '소유물'이나 '귀여운 장식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생명을 존중하고, 책임과 사랑을 다해 함께 살아가는 소중한 가족으로 바라보는 세상이 오길... 입양을 통해 새로운 가족을 만나고, 사랑과 관심을 듬뿍 받는 강아지들이 많아진다면 세상에는 버려지거나 상처받는 강아지들이 줄어들고, 사람과 강아지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하고 아름다워질 거에요.
저는 믿어요. 언니와 함께라면, 작은 바람이라도 꼭 실천할 수 있다고요. 그래서 제 이름이 바람인가봐요. 제 이름 뜻이 바람(wind)인 줄만 알았는데, 오늘에서야 또 다른 의미, 바람(wish)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사랑받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강아지들이 많아지는 세상, 그 세상을 꿈꾸며, 오늘도 나, 웰시코기 바람이는 언니 옆에서 달리고, 냄새 맡고, 즐겁게 뛰어놀며 내 이름처럼 세상에 따뜻한 바람을 불어 넣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