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더 중요할까...

나는 너의 변함없는 그 순수한 사랑이 영원하면 좋겠다!

by 바RUN생활사나이

퇴근 후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서면

흥분을 주체하지 못해 두 발로 꽁꽁 뛰면서

우리 가족 중 가장 격렬히 반가움을 표시하는

'구름이'를 제일 먼저 마주 한다.

와이프와 딸에게는 조금 미안한 말이긴 하지만

그 표현의 강도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음을

그 두 분도 인정하시리라 믿는다.


매일 같이 그런 열렬한 환영을 받는다는 것이

나로서는 당연히 기분 좋은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기도 하다. 바로 슬개골의 안전...

슬개골 탈구는 체구가 작은 견종들에 발생 확률이 높고

그것을 일으키는 주된 행동이

바로 '두 발로 서기'와 '두 발로 점프하기'.

반가운 사람이 집에 들어오기만 하면

그 두 가지 행동을 동시에 한다는 것이 문제다...

잠시 10분, 15분 나갔다 와도 예외는 없다.


그럼 그런 행동을 못하게 해야 하는 것이 맞는데

사람과의 의사소통이 쉬운 상대는 아니다 보니

그때그때 야단친다고 될 일은 아니다.

결국 시간을 두고 훈련을 시켜야 되는데

그 방법 중 하나가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것.

구름이가 그런 행동을 보일 때마다

나머지 가족들은 일관성 있게 관심을 주지 않고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행동을 하지 않게 만드는 방법이다.


이 훈련법을 처음 알게 됐을 때는

그냥 '아, 그런 방법도 있구나' 싶었는데

다시 한번 생각해 보니

서로를 오해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


이 훈련을 우리 집에 적용하여 가상해 보면,

나는 집 현관문을 들어서면서부터

반갑다고 왈왈 짖고 꼬리 치며 달려드는

그 본능적인 사랑을 애써 외면하고 눈도 안 마주치면서

가방을 정리하고 외출복을 갈아입으면서

녀석이 잠잠해질 때까지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는다.

180도 달라진 나의 태도에 구름 이도

처음엔 매우 당황하고 허무해할 .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구름이가 이제 그런 표현을 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그렇게 마침내 구름이가 그런 행동들을 보이지 않을 때,

비로소 우리 가족은 그것을 과연 성공이라 생각해도 될까?

내가 사랑하는 너의 슬개골에 이상이 올 확률은 대폭 낮췄으니

어쨌거나 성공은 성공이다.

구름이는 우리의 성공을 알기나 할까?

그리고 너를 위해 우리가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어쩌면 우리만의 성공, 그 이후를 상상해 본다.

집 거실에 들어설 때까지 더 이상 나를 반기지 않고

누워서 멀뚱히 나를 쳐다만 보고 있는 너.

이제 내가 훈련을 위해 주었던 거짓 무관심에

너는 진짜 무관심으로 나를 바라보고만 있다.

그뿐만 아닐 것이다.

잃어버린 애정은 너의 모든 구애의 행동에 영향을 줬다.

놀자며 수시로 삑삑이 장난감도 물고 오는,

잠자리에 들려고 누우면 옆에 조용히 다가와 눕던,

자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눈과 귀로 예의주시하고 있던,

너의 모습은 예전과 많이 달라져 있다.

결국 너를 위해 사람의 생각으로 만들어낸 그 훈련이라는 것은

너의 나쁜 행동을 고치는 것이 아닌,

너의 마음을 닫게 하는 일이라는 것...


그런 순수하고 열정적인 사랑을 잃고 느끼는 상실감이란

마치 여느 비련의 드라마에서

너무 사랑하지만 집안의 무자비한 반대로 헤어져야 하는,

그래서 눈물 흘리며 일부러 애써 더 매몰차게 사랑하는 사람을 쳐내고

오해로 상처 입은 그 사람이 떠나는 모습을 뒤에서 바라보는

주인공의 찢어지는 마음과 같지 않을까...


그럴 바엔... 나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겠어!

나는 너의 그 순수한 사랑이 영원했으면 좋겠으니까!

우리집 둘째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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