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잘 되려면 진작에 잘 됐죠
남을 가르치려 하지 않기란 거의 수련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운 일인 듯하다.
학교를 졸업한 지 오래임에도 여전히 서로를 가르치려고 안달인 사람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물론 나도 포함이다. 어릴 때는 그런 행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한 채로 남들을 내 입맛대로 바꾸려 했고, 지금도 가끔은 찬장에서 몰래 간식 꺼내 먹는 어린아이처럼 그 유혹을 거부할 수가 없다. 말이 입 밖으로 뛰쳐나가는 순간에는 이 말을 지금 꼭 해야 할 것 같고 상대를 위해서 무슨 선심이라도 쓰는 것 같은 기분이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역시 아무 말도 안 하는 게 제일 나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가르치는 게 직업인 사람이 아니고서야 상대가 원치 않는 가르침은 그저 고집이고 오지랖일지도 모른다. 가끔은 나도 모르게 내뱉었던 섬세하지 못한 말 한마디 한마디가 '너보단 내가 낫다'는 무의식의 발현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곤 한다.
모임이라도 다녀오는 날엔 거의 매번 '오늘도 말을 너무 많이 했군, 역시 앞으로는 말을 아껴야지'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은 내가 말수가 많은 편이 아니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사실은 그래서 더 무섭다. 인생 살면서 했던 모든 말 중 절반 이상은 경솔하고 쓸모없는 말이었다고 생각하는 내가 말수가 적은 편이라니, 객관적으로도 수다스러운 인간이었다면 매일 저녁 눈물로 자아성찰을 하느라 24시간이 모자랐겠구나. 상상만 해도 소름이 돋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