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이직을 거치면서 여러 경력직 면접을 거쳐보면, 경력직 면접에서는 신입사원들보다는 좀 더 고정된, 꼭 나오는 단골 질문들이 있다는 것을 느끼곤 했습니다. 자기소개서나 경력기술서 중심의 질문들은 기본으로 깔고 가되, 경력직에서는 거의 무조건 나왔던 질문은 어느 회사나 비슷하기 마련이었고, 각 유형들에 대해서 하나씩 소개를 해드릴까 합니다.
① 왜 이직을 하시는 겁니까?
가장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게 되면 바로 이어서 받게될 확률이 99%인 질문입니다. 이직 사유입니다. 면접관들은 주로 "지금 다니는 곳도 좋으신데 왜 굳이 옮기시려고 하는 건지 궁금하다" 라고 말을 하면서 내면의 솔직한 이직 사유를 궁금해 할 것입니다. 왜 이 회사에 지원했는지에 대한 지원동기와는 살짝 다른 느낌으로 본인이 회사를 옮기려고 결심한 이유를 말씀해주시면 되는 질문입니다.
이 때는, 너무 꾸며내는 말, 누가봐도 거짓말같은 말보다는 진솔하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난한 패턴으로는
-직무 경험의 확대(더 큰 회사에서 다양한 케이스를 접하면서 직무 경험을 키워가고 싶었다 or 작은 회사지만 한 명이 여러 업무를 담당하며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경험을 쌓고 싶었다.)
-현재 회사의 경영 악화(지금 다니는 회사가 만년 적자로 너무 어려워지고 있다.)
-연봉 인상(연봉을 전면에 내세우면 안 좋은거 아니야? 생각하시는데, 다짜고짜 연봉이라는 것을 직접적으로 꺼내기보다는 내가 이러이러한 이유 때문에 경제적으로 더 안정된 환경이 필요했고, 내 가치를 더 알아주는 곳에서 합당한 보상을 받으며 동기부여를 받으면서 일하고 싶었다. 정도로 풀어 말하면 괜찮다고 봅니다.)
-원치 않는 발령(나는 A직무를 계속 하고 싶었는데 현재 회사에서 B직무로 발령이 나서 좀 더 A직무를 하고 싶은 마음에 or 지방/해외 발령에 대한 이슈 때문에)
이 정도가 있겠습니다. 아 이 정도면 이직을 고려할만 했겠다, 싶은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면 되겠습니다. 다만 피해야할 답변으로는
-상사가 싫어서, 동료가 싫어서(우리나라에서는 조직문화 적응성, 특히 경력직에게는 조직적합성을 상당히 중요하게 보는데 사람과의 관계 때문은 무조건 마이너스입니다.)
-일이 안 맞아서(세상에 일이 딱 맞아서 일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특히 경력직은 그 직무 경력을 기반으로 채용하는 자리이므로 일이 안맞다는 것은 왜 지원한거지 라는 인상을 주기 쉽습니다)
가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간단히 '인간관계', '일', '조직문화' 관련된 이유로 이직결심 했다라는 것은 다 피하시면 됩니다.
② 왜 우리 회사 입니까?
지원동기에 대한 부분인데, 좀 더 정확하게는 업계에 수많은 회사중에 '왜 우리회사'를 선택했는지에 대한 질문도 고정된 질문처럼 나옵니다. 막연하게 ○○ 한 업계가 좋아서, 아니면 ○ ○ 그룹의 가치나 비전이 좋아서 라는 답변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업계에서 해당 회사 갖는 위치(순위), 또는 그 그룹에서도 해당 계열사가 갖는 특성 등 좀 더 좁혀서 접근을 하시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 그 회사와 특별한 인연이 있거나 스토리가 있으면 가장 좋은데 대부분 그런 사례는 잘 없으므로 정보를 잘 조사해가는 것이 필요하긴 합니다. (저는 단순히 구글링을 하기 보다는 경제지에 나온 해당 회사 이야기나 기업분석 자료를 보곤 했습니다.) 그 다음에 그 회사가 업계 상위회사인지 하위회사인지를 따져보세요. 업계 상위회사라면 대형사만이 갖고 있는 메리트와 폭넓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주면서 그 대형사가 최근에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나 방향성에 대해 마음에 들었다, 내 가치관과 맞았다 라고 말해주시면 좋고, 업계 하위회사라면 그런 회사들은 전체 마켓쉐어는 낮지만 특화된 분야나 사업 카테고리 중에서 그래도 비중이 큰 영역이 있기 마련인데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면서 성장가능성이 있다, 특화된 영역에서의 꾸준한 사업성이 있다는 잠재성을 보았다 라고 말해주면 좋습니다.
③ 성공 사례 또는 실패 사례
해왔던 업무 중에서 가장 큰 성과를 낸 사례를 말해달라고 하거나, 혹은 실패 경험을 말해달라고 하는 경우도 자주 물어보는 질문중 하나입니다. 이럴 때는 먼저, 성공사례의 경우 단순히 1등을 차지했다, 무슨무슨 상을 탓다 이런 사례들보다는 내가 기여했던 과정이 많은 것을 성과사례로 잡는 것이 더 좋습니다. 겉보기에 좋은 사례를 말하는 것보다는 과정이 풍부해야만이 답변을 할 때 내가 이러이러한 부분까지 기여할 수 있는 경험이 있고 역량이 있다는 것을 어필할 수 있고, 나를 더 부각시키기에 좋습니다. 실제 그 성공 사례가 궁금한게 아니라 엄밀히 말하면 그 성공을 이루기까지 본인이 한 역할이 궁금하고, 그 역할이 우리 회사의 업무에도 잘 맞을까를 보기 위한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실패사례의 경우 이렇게 접근하면 쉽습니다. 실패 '극복' 사례 라고 생각하고 '극복에 대한 스토리'를 잡으시는 방법입니다. 당황해서 진짜로 실패를 크게 했던 것부터 머릿속에 떠올리고 그대로 뱉어내기보다는 똑같이 실패긴 실패지만 내가 그 실패로 배운 점이나 극복해서 다음번에 더 좋은 계기를 만들었던 그런 스토리를 떠올려서 말하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이 역시도 실패 그 자체에 대한 것이 궁금하기보다는 그런 실패를 해봤으니 이런 것을 배웠겠구나, 이러이러한 역량을 키우며 더 단단해졌겠구나 라는 것을 확인하며, 괜찮은 사람인지를 보기 위함이기 때문입니다.
④ 또, 이직 하실거 아니시죠?
경력직을 채용할 때에는 그 사람이 해왔던 경험치를 기반으로 좀 더 빠르게 즉시적으로 활용할 인력을 확보한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는 반면, 회사로서는 이미 이직이라는 것을 시도해본 사람이기 때문에 조금만 여의치 않으면 또 떠날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라는 리스크를 동시에 안고 갑니다. 신입사원이든 경력사원이든 회사에서 투입되는 비용이 어느정도 업무 생산성으로 환원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인데 중도에 퇴사를 해버리게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이러한 걱정을 불식시켜주기 위해서는 '입사 후 포부'를 '구체적'으로 말씀하시는 것에 집중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목표가 뚜렷하고 이루고자 하는 바가 확실한 사람은 즉흥적으로 떠날 사람은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좋고(실제로도 그렇구요), 떠날 때 떠나더라도 있는 동안은 성과를 위해서 노력해줄 성실한 사람이겠구나 라는 믿음을 줄 수 있습니다. 단기적 목표나 장기적 목표 또는 3년후/5년후 정도로 카테고리를 나누어서 나의 직무적인 전문성을 쌓기 위해서 해보고 싶은 것과, 거기서 나아가 그것을 하기 위해서 '회사 내'에서 이러 이러한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하겠다고 엮어보시기 바랍니다. 회사 내에서 활용하면서 목표를 이뤄가겠다고 밝히는 것은 아무래도 회사를 다니면서 무언가를 이뤄갈 수 밖에 없으니 당장 나갈 사람은 아니라는 믿음을 주기에 좋답니다.
또한, 이 때 또 한가지 신경써야할 점은 내가 서두에 밝혔던 '이직 사유'를 돌아보며 그 이직 사유가 또 생기더라도 이번에는 이렇게 내가 극복해보겠다 라는 시그널을 주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밝힌 이직 사유는 이미 내가 앞에서 '이럴 때 이직을 하는 사람이다' 라는 것을 뱉어버린 팩트가 되어버리는 셈이므로, 그럴 때 나는 앞으로는 이렇게 적응을 해나갈 것이다 라는 구체적인 계획을 같이 밝혀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상으로 단골 질문 네 가지를 살펴보며 적절한 대응법을 알아보았습니다. 반드시 꼭 나오는 질문들에 대한 대비를 통해서 면접장에서 좀 덜 당황하고, 자신감있게 말할 수 있는 요소로 삼으면서! 전체적으로 내 페이스로 면접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발판으로 삼아가시기를 바라겠습니다.
---------------------------------------------------------------------------------------------------------------------------
출간도서 <베이직이직>을 통해 더 정돈된 풍부한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http://naver.me/x4aDUUu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