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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퇴사유랑단 Sep 09. 2023

퇴사면담 시 상사가 이런 반응이라면 떠나도 좋다

이직을 결심하고 상사에게 “저 잠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라고 말한 뒤 퇴사를 통보하는 면담자리. 사실상 99% 결심을 하고 여러 고민을 마친 뒤에 하는 퇴사면담일 것이기에 마음의 결정은 이미 다 내린 경우가 많을 텐데요, 퇴사면담 시 대부분 상사는 아무리 평소 미웠던 부서원이었더라도 한번은 잡으려고 피드백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그런 상사의 반응에 다시 생각을 해볼지 그대로 퇴사를 할지 고민을 더 하기도 구요.


바로 이 퇴사면담을 할 때 상사가 이런 반응을 보인다면 결심한대로 이직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요. 공통점이 있다면 떠나는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서라기보다는 따지고보면 상사 자신이 힘들어질 것이기에 본인을 위해서만 궁여지책으로 ‘한번만 다시 생각해보라’는 피드백을 할 가능성이 높을 수 있는 경우입니다. 실제로 자기가 관리하는 직원이 퇴사를 하게 된다면 당장 후임자가 구해지기 전까지의 과도기 동안 다른 부서원들이 힘들어 할 것이 눈에 밟히기도 하고 그 어수선함으로 인해 상사가 조직관리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또한 부서원이 퇴사를 하게 된다면 조직관리를 잘 하지 못한 책임으로 직접적으로든(실제 부서원이 퇴사를 하면 팀장 평가에서 감점을 당하거나) 간접적으로든 상사에게도 안 좋은 딱지가 붙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퇴사사유도 묻지 않고, 무조건 안된다는 피드백

퇴사를 한다고 밝히는 직원에게 정상적인 상사라면 사유를 물어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 직원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되돌리라는 일말의 혹은 최소한의 노력이기도 하거나와, 실제 붙잡지 못할 것을 알더라도 퇴사자의 코멘트는 회사의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정말 소중한 하나의 data이기 때문에 물어봐야 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물론 인사부서에서도 따로 퇴사자들의 사유 관리를 정밀하게 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기도 하구요) 그런데, 이유를 묻지도 않고 너 못 보낸다, 안 된다, 다시 생각해라 으름장을 높는 상사의 피드백을 들었다면 떠나셔도 괜찮다고 봅니다. 일단 체계가 없는 시스템으로 일하고 있다는 방증이기에도 그렇고, 상사 스스로가 회피형에 가까워서 퇴사예정자가 무슨 사유를 말하게 되는 그 현상이 껄끄럽고 두렵고 논리적으로 받아칠 자신이 없거나 혹은 스스로 나 때문은 아닐까 찔려하는 확률도 높은데다가 문제해결의 의지가 없다고 볼 수 있기에 어쨌든 좋은 시그널은 아닙니다.


너가 조금만 이해해주면 안되겠냐는 피드백

퇴사사유를 밝히고 불만인 요소, 불만족스러운 요인에 대해서 별다른 해결책은 없이 우리 회사가 원래 어쩔 수 없이 그렇다, 우리 부서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건데 그건 이해를 해줘야하는 것 아니냐, 너의 직급이 되면 그런 역할이 원래 필요한 것인데 조금만 이해해보면 안되겠니, 등의 말로 회유를 바랄 때입니다. 이 경우에는 그 회사든 부서든 안 좋은 면 자체가 해결이 어렵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고 무조건적인 이해만 바라는 것은 이직 결심을 한 사람으로서 굳이 더 남아있을 필요가 없는 상황으로 종료가 되는 것이겠지요. 그래도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점에서 아예 사유를 묻지도 않는 것 보다는 나을 수 있지만 어쨌든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감정에만 호소하는 경우에는 굳이 남아있을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내가 인사팀에 얘기해서 연봉 높여줄게 남아라

자신이 핵심인재이거나 직책자일 경우 등에는 회사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잡으려고 할 것인데, 대화보다는 확실한 물증으로 카운터 오퍼를 넣는 경우입니다. 대부분 연봉의 인상을 제안합니다. 그리고 인사팀에 있을 때 경험한 바로 이 경우 실제 남는 경우도 봤지만 결말은 그렇게 잠시 남았다가 결국에는 떠나는 경우 또한 많이 봤습니다. ‘돈’은 단기적인 해결책일 뿐입니다. 다음 직급이 될 타이밍이 올 때는 다시 해당직급 기본 연봉테이블에 수렴하기도 하며, 내 입장에서도 이미 마음이 뜬 이상 잠시간의 물질적인 혜택은 싱숭생숭해진, 이 회사에 열정이 식어버린 그 상태를 바로잡기에 충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 입장에서 좋은 회사 최종면접까지 다 합격을 했다가 돈을 더 준다니 지금 회사에 남긴 했는데 계속 미련이 남고 좋은 기회를 놓친 것이 아닌가 후회가 계속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회사일이라는 것이 늘 즐거울 수만은 없는데 조금만 안 좋은 사건이 생기거나 지적을 받아도 바로 이런 생각이 듭니다. 단기적인 카운터 오퍼만을 제시하는 경우에도 웬만하면 결심한대로 그냥 떠나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그럼, 상사가 어떤 피드백을 주었을 때 그래도 다시 퇴사를 번복하고 남을지 고민을 해도 좋을까요?


앞서 말한 케이스의 반대로 상사가 나의 불만 요소에 대해 ‘①구체적’ 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나 대안을 제시하고 (최소한 찾아보겠다고 말을 하는 경우나), 평소 나를 이렇게 생각을 해왔고 이런 장점이 있다고 생각을 해와서 3년뒤, 5년뒤 이런 성장 경로를 통해서 너를 키우려고 했었다. 라고 말을 하며 ‘②장기적인’ 관점에서 나의 성장 로드맵을 고민해주는 경우입니다. 포인트는 구체적인지와 장기적인 관점이 녹아있는 지 입니다.


직원이 최후통첩으로 알리는 퇴사사유에 무논리나 감정적인 해결이 아니라 구체적인 방안이나 대안을 제시할 줄 아는 피드백을 듣는다는 것은 평소에도 상사도 그 현상에 대해 공감을 잘 하고 있었다는 것이고(그렇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피드백을 줄 수가 없죠), 그 정도로 함께 내 문제에 대해 이해도가 높다는 뜻이기에 내가 퇴사하려는 그 사유가 해결될 여지도 있고 점차 개선될 수 있는 가능성을 기대해볼 수 도 있을 것입니다.


그냥 ‘너 내가 잘 되게 끌어줄게’ 라는 잠깐 듣기 좋은 말이 아니라 실제 나의 경력 개발에 대한 고민, 장점 등을 말해주면서 향후 성장할 수 있는 경로에 대해서 3~5년 정도는 전망을 해주고 상사로서 이런식으로 염두를 하고 있었다는 조직관리에 대한 플랜, 관리자 또는 직무전문가로의 성장 지원에 대한 계획을 말해줄 수 있는 상사는 흔치 않고 좋은 리더십을 보유하신 분이 분명합니다. 이럴 때는 아무리 힘들어서 퇴사를 하려고 하더라도 믿고 의지할 수 있을 것이고, 설사 그 상사가 떠나더라도 내가 이 회사에 남아서 기대해볼 수 있는 청사진과 비전을 확인하고 공감이 된다면 퇴사 결정을 한번 더 고민해봐도 되겠죠!



퇴사 면담도 형식적으로만 할 것이 아니라 이처럼 상사의 의중이나 반응을 통해서 ‘아 내가 정말 떠나야겠구나’ 로 마음을 굳힐지 ‘정말 떠나려고 했는데 그래도 한번은 더 고민해볼까’ 라는 생각을 더 해볼 지 내 스스로에게도 마지막 답을 내려볼 수 있는 과정으로 받아들여보시기를 바라면서 오늘 글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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