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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퇴사유랑단 Oct 12. 2024

사범대생도 취업을?

임용고시와 다른 길

사범대생 하면 흔히 교직, 중/고등학교 선생님이 되는 것으로 많이들 알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특수목적대힉인만큼 임용고시를 준비하여 선생님이 되는 졸업생들이 대다수인 것이 사실이고 정상적입니다. 다만, 세상 모든 졸업생이 100% 자신의 전공을 살려서 직장을 구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사범대생들도 취업을 하여 사기업에서 근무를 할 수도, 또 그런 경우도 꽤 많이 있습니다.


저 역시도 그랬던 케이스입니다. 사범대를 졸업했지만 선생님이 되지 않고 일반 사기업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직장인이랍니다. 그레서 오늘은 사범대를 나와서 취업의 길로 접어들고 일반 사기업으로 골인을 하게된 저의 경험을 빗대어 혹시 그런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몇 자 글을 적어볼까 합니다.


사범대생으로서 취업 전선으로 뛰어드는 것은 결코 만만한 길은 아닙니다. 취업이 잘 된다는 이공계열이나 경영학과나 경제학과도 아닌 상태에서 특히나 기업체에 사범대생이 아무래도 잘 없기에 좀 더 특이하게 바라보는 그 시선을 이겨내야 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1> 전공의 측면에서, 어떤 수업들을?

사범대에는 학교별로 설치된 세부 과에 차이가 있지만 크게 국어교육과, 수학교육과 이런 특정 교과목의 이름을 달고 있는 과들이 있는 반면에 교육학과, 교육공학과 등 좀 더 넓은 범위에서 교육학 전반을 배우는 과들도 있습니다. 취업의 길로만 놓고 본다면 우선 후자의 과들이 약간 더 접점이 높고 취업에도 조금 더 유리할 수는 있습니다. 왜냐하면 교육학과나 교육공학과의 경우에는 사범대 전공중 유일하게 ‘우대전공’ 으로 말그대로 우대를 받을 수 있는 사기업 내 직무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HR 특히 사내 교육을 담당하는 부서인 HRD, 인재개발, 인재육성 등 연수 기능을 하는 직무들에서 그렇습니다. 교육학과이나 교육공학과의 4년간 전공 커리큘럼이 무조건 사기업의 교육과 연관있는 수업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엄밀히 말하면 그래도 학교교육에 더 커리큘럼이 맞춰진 경우가 많음) 그럼에도 특정 교과 교육과보다는 기업교육이나 성인교육과 관련된 수업들을 들을 수 있는 기회도 많고 관련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는 경험을 하기에 좋습니다.


그럼, 다른 사범대의 전공은 무조건 다 불가능한 것인가? 그것은 또 아닙니다. 다른 학과 출신이더라도 만약에 본인이 선생님이 잘 맞지 않다고 판단하고 취업의 길로 마음을 먹었다면, 최대한 사범대 내의 다른 교육들을 들어가며 학점을 채워보시기 바랍니다. 기업의 HR부서, 교육부서를 노려보시기에 괜찮고 그런 전제하에 과목명은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예를 들면, 기업교육론(HRD와 연관), 인적자원개발론(HRD와 연관), 교육공학(HRD 교육방법론, 온라인교육 교수설계 등과 연관), 원격교육론(온라인교육 교수설계 연관), 평생교육방법론(성인학습자의 이해) 등의 수업을 자발적으로 들으면서 흔적을 남겨놓는다면, 나중에 자기소개서를 쓸 때에도 불리한 전공을 극복하려고 스스로 노력해온 자발성, 또 지식을 쌓아오면서 준비를 해온 스토리를 잡는 데에도 괜찮습니다. 또한 수학교육과 같은 경우는 전공 자체로도 통계나 수학적 사고를 요하는 쪽으로의 취업(예: 보험회사 계리 직무)으로는 그 자체로도 유리하고, 국어교육과는 언론사 계통으로, 가정교육과 같은 경우에도 의류/패션회사, 식품회사, 유통회사, 백화점/홈쇼핑 MD 등으로 유사 전공으로 취업에 도전해볼 분야도 많이 있습니다. 영업이나 영업관리 부서는 전공의 영향을 많이 타지 않기에 사범대지만 '학교교육'에만 포커스가 맞춰지지않은 다른 수업을 최대한 찾아서 학점을 채워보시 수강중 다양한 팀플 등에 적극참여하며 소통, 협업, 팀워크  등의 기초소양을 쌓을 준비단계로 임해보시면 좋겠습니다.


<2> 전공 외 측면에서, 사범대 밖을 나가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범대생은 앞서 기술했듯이 다른 취업에 유리한 과에 비해서 주전공만 놓고보면 아주 유리한 상태는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사범대를 벗어나서 본인이 여러 경험을 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어떻게 보면 필수적입니다. 가장 가깝게는 주전공 외에 복수전공을 통해서 문과생이라면 경영학과나 경제학과에 학위를 만들어 놓으면 좋고, 이과생이라면 최근 각광받는 IT관련 또는 통계관련 복수전공을 하는 것도 보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간혹 복수전공은 취업할 때 안 쳐주는 거 아니냐 이러한 썰들이 많은데, 전공이 취업시장에서 썩 유리한 상태가 아닐 경우에는 무조건 이쪽으로의 복수전공을 안 하는 것 보다는 하는 것이 백번 좋습니다.


두번째는 대외활동들을 많이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취업 준비생들에게 너무도 필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 대외활동마저 사실 사범대생들에게는 스스로의 자발적 노력이 반드시 뒤따라야합니다. 저도 사범대에 있을 때 마찬가지였지만 사람이 주변 환경에 따라 보이는 만큼만 보인다고, 거의 학창시절 단과대에 붙어있는 게시판이나 포스터 등에는 임용고시 학원에서의 홍보글, 임용과시 과목 유명 강사의 특강, 시험대비반, 스터디 이런 정보들이 대다수였습니다. 주변 선배나 후배들도 아무래도 노량진 고시생들이 많고 교사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다수기 때문에 취업과 관련된 정보를 내가 가만히 있으면 절대 얻을 수가 없습니다. 조금만 사범대 밖에 다른 단과대의 교양 수업을 들으러 가거나 하는 일로 찾아가보면 그런 곳에는 인턴 정보, 취업 스터디, 자기소개서나 면접 컨설팅, 인적성 등에 대한 정보들이 정말 많이 붙어있는 것을 보았었는데 이런 면에서 자연스럽게 정보를 취득하고 빠르게 준비하는 학생들에 비해 취업을 준비하기로 마음 먹은 사범대 생들은 좀 더 출발선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최대한 단과대 밖을 나가서 대외활동을 해보시는 것을 추천하고, 대외활동은 꼭 유명회사의 타이틀이나 후원을 받고 하는 것 보다는 내가 ‘주도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경험’ 을 했는지가 중요하기에 대학생들끼리 직접 뭔가 프로젝트를 A 부터 Z까지 다 기획해보는 속성의 것들이 좋겠고, 그 안에서 내가 희망하는 직무와 연관이 있는 역할을 맡아가면서 활동을 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특히나 사범대생이라면 임용고시 말고 다른 분야로 진로를 정하고 고민하는 다양한 학생들을 사귀어 보고 네트워크를 만들어보는 그 자체로도 많은 이득이 될 수 있으니 적극 추천을 하는 바입니다.


<3> 취업 최전선 4학년 그리고 교생실습

제가 사범대생으로서 취업 준비를 할 때 가장 힘들었던 시기가 있다면 바로 ‘교생실습’ 기간이었습니다. 어찌되었건 사범대생이라면 졸업할 때 ‘필수’인 교생실습을 나가야 하는데 그 기간이 대략 4~5주가 됩니다. 특히 교생실습은 4학년에 나가게 됩니다. 운명의 장난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남들은 취업을 앞둔 4학년 때 가장 피치를 올려서 다른 취업과 관련된 준비를 하고 인턴도 하고 하는 시기에 나만 뒤쳐지는 것이 아닌가 심리적으로도 불안하고, 물리적으로도 시간이 많이 빼앗기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기왕 취업을 하기로 마음을 먹은 ‘사범대 출신’의 취준생이라면 본인의 교생실습 기간을 미리 인지하고 어학 성적이나 다른 준비를 3학년 2학기 때까지는 최대한 미리 해놓는 다는 생각으로 플랜을 짜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저는 생각을 바꾸어서 이 교생실습도 하나의 대외활동이다! 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먹으면서 임했었습니다. 실제로 교생실습을 하면서 저는 다른 교생선생님들과 뜻을 모아서 정규 시간외에 특별활동 시간을 활용해서 고등학생들의 진로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담당 선생님들과의 설득과 조율을 통해서 기획하고 운영을 했던 적이 있었고 실제로 큰 호응을 얻어서 특정 몇 개 반에서만 시작했던 것이 다른 학년으로도 확대된 적도 있던 경험이 있었는데요, 나중에 자기소개서를 쓰거나 면접을 갔을 때에도 기획력을 발휘했던 경험, 갈등 상황을 극복했던 경험, 자발적으로 도전정신을 발휘했던 적극성 등으로 어필하면서 면접관들에게 좋은 점수를 땄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냥 무의미한 4주간의 시간이라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내가 하기 나름으로 마치 대외활동의 한 꼭지처럼 활용할 수 있으니 이런 요소들을 찾아보면서 학교 제도든,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프로젝트든, 수업의 방식이나 수업 내용의 변화든 기존에 없던 것을 신규 발굴하거나 도입하는데 영향을 미쳤다거나, 기존의 문제점을 분석해서 해결한 경험,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적용해서 성과를 낸 것 등을 찾는다는 생각으로 교생실습에 임하시기를 바랍니다.


<4> 반전 스토리로 관심을 끌자

사범대생으로서 취업에 도전하게 되면, 저도 마찬가지였지만 거의 백이면 백 면접관들에게 이런 질문이 들어옵니다. “임용고시를 보고 선생님이 되는 안정적인 길도 있는데 왜 취업을 하려는건가요?” 라고 말압니다. (저는 학교라는 다소 정적이고 변화가 적은 환경과, 역동적이고 빠르게 움직이는 기업에서의 경영환경을 비교하면서 후자에 맞는 성향임을 다른 개인적 사례들을 들어 말했던 적이 있네요) 면접관이 꼭 삐딱하게 바라보고 던지는 질문만은 아니며 정말 궁금해서, 또 심층적인 지원동기가 궁금해서 던지는 질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오히려 여기에 대한 질문을 잘 대비한다면 반전 효과를 통해서 더 기억에 남는 지원자, 독특한 이력의 지원자로 인식될 수도 있으니 미리 준비를 하면 좋겠습니다. 어느 질문이 나올지도 모르는 취업 면접의 세계에서 나에게는 무조건 나올 질문이 하나 정해져 있다는 것은 얼마나 소중한 일입니까? 철저히 스토리라인을 구성해서 비록 내가 사범대생이었지만 취업에, 해당 직무에, 해당 산업에 갖게된 계기와 또 그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앞서 말한 전공 수업, 복수전공, 대외활동, 다른 외부활동 등을 통한 본인의 다른 경험으로의 보완을 위한 2배 3배의 노력들과 결과, 성과를 어필해 나간다면 오히려 더 좋게 볼 수도 있을 테니 꼭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주류의 환경에서 비주류의 길을 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다수가 선생님이 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는 환경 속에서 취업의 길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은 그만큼 더 큰 고민이 있었을 것이고 그래서 더 응원을 합니다. 핸디캡도 분명 있겠지만 꼭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더 많은 준비를 통해 꼭 결실을 맺는 그런 분들이 많아 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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