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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일 Apr 21. 2023

커피를 줄이고 느낀 것들

역류성식도염 때문에 고생이다.

커피, 술, 매운 것, 튀긴 음식, 먹고 바로 눕기, 빨리 먹기, 가공식품, 빵, 초콜릿, 라면... 맛있고 편하고 재밌는 것들을 멀리 하고 있다.


건강 검진 때 위내시경도 추가로 받았다. 시간과 돈을 아끼려 비수면으로 진행했다. 눈물 한 방울과 후회가 밀려올 때쯤(수면으로 할 걸..) 검사가 끝났다. 역류성식도염이 있다고 했다.


그 날은 약처방없이 집에 갔지만, 이후로 증세가 심해져서 결국 병원에 다시 가서 약을 받아왔다. 

"한 달은 꾸준히 드셔야 해요"


아침 공복에 먹어야 할 약 2종류와 공복에 먹을 수 있는 약 1종류를 처방해줬다. 

공복 없이 늘 무언가를 먹어왔었는데.. 공복이 중요해졌다. 


몸이 아프니 벼락치기처럼 역류성식도염과 소화기관에 대해 유튜브를 검색하고 책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소화하는 데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드는지, 먹고 눕는 것과 술 커피 등이 얼마나 식도에 안 좋은 지 등에 대해 알게 되었다. (사실 알고 있었지만 외면하고 있던 것들) 


일단 할 수 있는 것부터 하자. 하면서 커피를 줄였다. 완전 끊기는 힘들지만 안 마시는 날이 많아졌다. 

커피를 안 마시면 하루종일 졸리다. 하품을 계속하고, 활기 없는 사람이 된다.

대신 밤에 잠이 잘 온다. 눕기만 하면 잠이 오고, 눈 뜨면 개운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 


커피를 안 마시면 까페에서 고민을 하게 된다. 아메리카노는 4500원인데 차 종류는 제일 저렴한 게 6000원부터 시작인 경우, 고심하다 커피를 마시고 밤새 기침을 한 적도 있다. 


게다가 나는 비건을 지향하고 있어서 고기, 우유, 계란도 안 먹고 있는데 거기에 커피까지 피하니 점점 생활과 멀어지는 기분이었다. (까다로운 사람처럼 보이기 싫은데)


대신 차를 사기 시작했다. 캐모마일 같은 허브티 종류부터 몸에 좋다는 연근우엉차, 생강차 등등

차를 우려서 마시면 커피를 마실 때보다 조금 더 차분해지는 느낌적 느낌.


커피와 함께 술도 줄였다. 무알콜 맥주를 마시면 괜찮지 않을까? 하고 제주누보도 몇 개 사보았지만 어림없었다. 매실주는 괜찮지 않을까? 하고 마셨지만 역시나 아파서 관두었다. 


그래서 요즘은 그냥 하늘보리를 마신다. 맥주와 비슷한 색깔에 맛도 시원해서 좋다. 

커피나 술을 완전 끊지는 못할 것 같다. 진짜 집중해야할 때나 맛있는 핸드드립을 파는 카페에서는 커피를 마실 것이고, 정말 시원한 맥주를 마셔야하는 순간을 위해 술을 참으며 아껴둘 것이다. 


커피가 적은 삶도 생각보다 나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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