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글복권 #2 하루에 하나씩 글쓰기

내 글은 어쩌면 긁지 않은 복권일지도 몰라.

by 평일




[불안과 회피]

1. 맥주와 함께 타들어가는 마음. 나는 늘 영롱한 상태를 원하는지 몰라.

2. 침대에 누우면 방 안으로 꺼져 들어가는 것 같아. 일어나기 싫어.

3. 밖은 화창한 봄날 인데 나가기 싫어. 화장실 가기도 귀찮아서 이리저리 자세를 바꿔본다.

4.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좁은 창으로 유튜브를 본다. 의식의 흐름대로. 이리저리 아무 생각 없이

5. 어떤 날은 열심히 살다가 어느 날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살아. 나 이래도 될까?

6. 불편한 뱃살은 빼고 싶은데, 힘들었던 밤에는 습관처럼 맥주캔을 따.

7. 회피하고 싶은 마음과 돌파하고 싶은 마음이 함께 싸우는 밤

8. 어지러운 방처럼 어지러운 내 마음. 옷걸이에 옷을 걸 여유도 없이 그냥 침대로 쓰러진다.

9. 나는 부지런한 사람은 되기 힘든 것 같아. 열심히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 버티기가 힘들어.

10. 왜 꼭 열심히 살아야 할까? 그냥 적당히 건강히 살면 안 될까? 생각하다 잠드는 밤


[인스타그램은 피곤해]

오늘 먹은 사진을 찍기 위해 책상을 치운다. 주변에 그릇 외에 아무 곳도 안 보이고 싶어서 좁은 집 안에서 물건을 이리 저리 숨겨둔다

네모 정사각형 프레임 안에는 예쁜 음식이 있다. 그 외에 공간은 쓰레기장이다. 그래도 해시태그를 단다.

#오늘의집밥 #나의비거니즘일기

테이블 매트와 예쁜 그릇 안에 소분한 음식. 바로 뒤 싱크대에는 설거지 거리가 즐비하다

'아 피곤해 인스타 그만하고 싶어' 하면서 한다. 지겨워

맛집 가면 반사적으로 사진 먼저 찍는다.

파란 하늘을 사진 없이 편하게 즐겨본 게 언제였을까?

애증의 sns, 그래도 오늘도 들어가서 영혼 없는 눈으로 스크롤을 내린다.

나도 팔로우 0인데 팔로워 1K쯤 되어 보고 싶다.

힙스터를 욕하고 인스타 감성을 비난하지만 마음 속에서는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인간 뭘까 진짜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연글복권, 하루에 하나씩 글쓰기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