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류성 식도염이 너무 심해 잠 못 이루는 밤이 길어지고 소화제와 초록매실에 의지해 살았다. 속이 불편해 건강 관련 유튜브와 책을 계속 찾아보다 요즘 유행 중인 스위치온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9일째 하고 있는데 일단 기본적으로 식단하는 4주간은 술 커피 밀가루를 끊어보기로 했다. 단백질 쉐이크를 챙겨먹고 규칙적으로 먹고 식단에 따라 탄화수물을 먹을 때도 쌀밥은 반공기만 먹고 있다.
커피를 안 마신지 2-3일째에는 너무 졸려서 낮에 하루종일 하품을 하다가, 밤에는 그냥 쓰러져서 잠이 들었다. 일주일쯤 지나자 새벽이나 아침에 일어나는 게 좀 편해졌고 소화제를 먹는 횟수도 줄어들었다. 빵이나 파스타 국수 과자 등을 안 먹다보니 그냥 별 생각이 없어졌다. 그냥 하루하루 매일의 식단과 정해진 운동을 가거나 못 가거나 퀘스트를 깨며 지내고 있다.
술을 안 마시니 늦게 일어나거나 숙취에 시달릴 일도 밤늦게까지 술과 더부룩한 안주를 먹을 일이 없어서 오히려 상쾌했다. 그간 마셔온 맥주와 커피와 매운 음식들로 고통받아온 나의 장기들이 이제서야 쉬는 중이라고 생각하면 참는 게 별로 어렵지 않았다.
내일은 24시간 단식이라 늦잠자고 일어나 저녁을 먹을 예정이다. 하루 한끼라고 생각하니 소중해서 메뉴도 신중하게 골랐다. 두부면과 버섯 야채를 사오며 내일 첫끼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두부면파스타를 만들리라 다짐했다.
커피가 없어도 술이 없어도 밀가루가 없어도 살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