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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물주는 날들

by 평일

6년 넘게 살던 테라스가 있던 집에서 이사했다. 옥상 테라스에서 상추, 바질, 가지 등 다양한 식물을 키우던 추억이 있던 곳이라 이사하기 아쉬웠지만 조금 더 넓고 쾌적한 곳으로 이사하게 되서 좋았다. 그리고 마치 그즈음 회사 옥상 물주기 당번이 되었다. 원래 담당자가 따로 있었지만 옥상정원에 물주고 싶다고 자진했다. 크고 넓은 옥상 정원에서 호스로 물 주는 삶. 해보고 싶었으니깐


살살 물을 주고 이사오면서 정리한 화분을 가져와 씨앗과 모종을 심던 봄을 지나 여름이 오니 물주기 난이도 가 올라갔다. 아침 9시라도 햇빛이 뜨거웠고, 조금만 서있어도 땀이 났다. 그래도 더위에 질 수없지! 하는 마음으로 텀블러에 얼음가득담긴 아아를 들고 마시며 물을 주었다.


건조했던 흙 속에 물이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뿌듯하기도 하고, 예쁘게 핀 꽃들을 보면서 잠시 풀멍 꽃멍하기도 한다. 내가 가져다 높은 바질, 고수, 애플민트도 살피면서 내 마음도 잠시 살펴봤다.


매일 물을 주는 것. 딱히 티가 나는 것도 아니고, 크게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안 주면 시들고 말라버린다.

요즘 하고 있는 운동도 그렇다. 운동을 한다고 근력이 갑자기 늘거나, 살이 빠지진 않지만 하고 나면 조금 개운한 느낌이 들고, 확실히 운동을 안 하면 금방 티가난다.


한 두 번 한다고 달라지진 않겠지만 그래도 매일 해야지 뭐어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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