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글복권, 한 주에 하나라도 글쓰기#2

벼락치기라도 써보기.

by 평일

어제 티셔츠 100장과 50만원이 생겼다.

반년 넘게 해왔던 텀블벅 프로젝트가 끝나면서 정산과 남은 티셔츠 재고를 나눠가진 것이다.


엄마가 이래서 사업은 하지 말랬어. 사업은 밑져야 본전이 아니라 잘해야 본전이랬는데

엄마의 인사이트에 박수를!


작년 추석에 워크샵에서 만나서 겨울을 지나 올해 초 겨울에 함께 했던 팀과의 정리.

회사 다닐 때와 다르게 처음부터 이름지어 물건을 만들어 판매해보는 경험이 너무 재밌었지만 힘들었고, 체력적으로 지쳤다.


여름이 되었고 나의 귀찮은 식단 탓에 빈혈이 찾아왔다.

약을 먹고 챙겨 먹고 괜찮아지긴 했지만.

최근 일주일은 침대가 나인지 내가 침대인지, 모르는 시간들이었다.


어지러워서 귀찮은 걸까. 귀찮아서 어지러운 걸까.


정리 안 된 방에 누워 어지러운 미래를 걱정했다. 퇴사하면서 창업을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즐거움도 있었으나 당장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히자 고민이 들었다.


나는 부가가치세 한 번 직접 내본 적 없고, 소득세가 뭔지도 몰랐던 사람인데 뭘 할 수 있을까 무기력감도 들다가 그래도 조금 자란 샐러리를 뜯어서 밑둥을 먹으며 위로도 받던 날들.


햇빛은 뜨겁고, 머리는 어지럽고 끝나지 않는 조별과제도 지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어제 결단을 내고 이제 앞으로는 각자의 길을 가자고 했다.


원래 해보고 싶던 일도 한 번 해보고, 취업을 하던 창업을 하던 하려면 이제 이 프로젝트는 빠져야할 거 같다고 말을 했고, 우리는 순식간에 박스를 들고 남은 티셔츠를 나눠 가졌다.


티셔츠 300장은 무거웠다. 큰 비닐 두 개와 박스를 이고 지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날랐다.

좁은 집에 어색하게 자리 잡은 티셔츠들과 함께 홀가분한 기분이 들었다.


오늘은 텀블벅 후원자들과 줌 인터뷰도 했는데 따뜻한 의견이 많아서 가슴이 몽글해졌다. 스마트스토어는 천천히 만들까 했는데 좀좀 따리 찾는 친구들 때문에 빨리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놓고온 다리미와 짐들을 찾으러 오늘 한 시간 거리에 작업실도 다녀왔다. 남은 짐들을 챙기고 같이 택배도 보냈다. 이제는 내가 무언갈 할 시간이다.


회사에 들어가도 나는 또 나오게 되겠지. 언제가 모두가 프리랜서가 되는 시대라면 지금 무언갈 해보자.

부족했던 철분도 채우고, 어지러운 마음도 정리하고, 이제는 중심을 잡아야지.


더 이상은 핑 돌지 않아. 꼿꼿한 정신으로 말똥하게 해쳐나갈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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