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와, 아이가 모두 갈 수 있는 곳을 찾아서

반려동물 입장, 노키즈 존이 아닌 곳 찾기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by 평일

얼마 전 오랫만에 아이를 키우는 친구를 만났다. 애기가 5살이기도 하고, 주말 없이 일하는 학원 강사라 시간을 내기가 힘든 터라 정말 오랫만에 보는 약속이었다.


친구는 경기 외곽에 살고 있어서 차를 타고 내가 사는 망원까지 오기로 했다. 무려 5살 아이와 6개월 강아지를 데리고.


애기가 태어난 후로 애기와 함께 가끔씩 친구를 만났다. 처음에는 유모차를 끌고 만났고 그 다음에 키즈까페에서 두 번 만났다. 나는 비혼주의자이고, 아이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가끔 친구와 아이와 함께 다닐 때면 유모차로 다니기가 얼마나 힘든지, 아이와 다닐만한 식당이나 까페 찾기가 힘든 일인지 실감하고 있다.


반려동물 입장은 표시하지만, 노키즈존은 표시가 되어있지 않다.


핫플레이스는 노키즈 존인 경우가 많다. 요즘은 핫플레이스가 아니어도 노키즈존이 많다.

아이가 좀 컸기 때문에 꼭 키즈까페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친구 말에, 날씨도 좋으니 야외는 어떨까 하고 계획을 세웠다. 사람 적은 평일에 보기로 했기 때문에 난지 한강 공원이나 월드컵공원도 좋을 거 같았다.

주차도 되고, 아이도 뛰어놀 수 있고, 강아지 산책도 시킬 수 있는.

연 날리기도 하고, 비누방울도 불자고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우리의 희망과 달리 10월의 날씨는 갑자기 추워졌고, 플랜B가 필요해졌다.

그 때부터 나는 분주해졌다.

월요일에 문 여는 식당(까페)면서 만 4세 아이도 입장 가능하고, 강아지 동반도 되고, 주차도 인근에 할 수 있으면서 비건 지향인 곳(나는 2년째 비건 지향의 삶을 살고 있다.)


막상 찾으려니 어려운 조건이었다.

주차는 공영주차장을 찾아서 한다고 쳐도, 아이 입장이 제일 어려웠다. 반려동물이 가능한 까페나 식당은 검색하면 잘 나온다. 네이버 플레이스에도 반려동물 가능 은 잘 표기되어 있다. 인스타 프로필에도. 하지만 노키즈 존인지 아닌지는 인스타 디엠이나 전화로 따로 문의해야 알 수 있었다.


어떤 곳은 아이와 반려동물 모두 입장 가능하고, 유아용 식기와 의자까지 있다고 대답해준 곳도 있었지만, 어떤 곳은 반려동물은 되지만 노키즈존으로 답변이 왔다. (인스타 프로필이나 네이버 플레이스에는 명시되어있지 않은 내용이었다.)


결국, 아이를 데려가려면 미리 다 전화나 인스타 디엠으로 물어봐야한다는 소리인데 그게 참 힘들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몇 번의 서칭 끝에 아이와 반려동물 입장이 가능하고, 월에도 영업을 하는 비건 지향의 식당과 까페를 알아두는 데 성공했다.



아이와 강아지와 함께한 피크닉, 즐겁지만 신경쓸 것이 많았다.


다행히 친구와의 약속한 날은 걱정과 달리 날이 좋았다. 우리는 일단은 공원에 가보기로 하고, 평화의 공원으로 향했다. 며칠간 쌀쌀했던 날씨였지만 그 날은 햇빛도 눈이 부셨고 바람도 많이 불지 않았다.

친구는 오래 전 사둔 피크닉 매트를 그 날 개시했고, 아이에게 연과 뿅망치 비누방울도 사주었다.


아이와 멍멍멍.jpg

강아지와 아이 둘 다 다니려면 짐이 한 가득이다. 아직 어린 푸들이 추울까봐 강아지 집도 가지고 이동했다.


행복한 한때.jpg

강아지와 아이와 친구와 나의 행복한 한 때. 강아지는 내가 좋아해서 꼭 데려와 달라고 부탁했다.

아이에게 연을 손에 쥐어주니 혼자 연날리기에 심취해서 나랑 친구는 간만히 대화도 편하게 나눌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것도 잠시 늘 아이가 시야 밖에 사라지지는 않나. 넘어지지는 않나 지켜봐야 했다.

늘 이렇게 아이를 돌보는 친구가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정말이지 아이 보는 건 쉬운 게 아니구나.


연날리는 아이.jpg

아이가 태어나서 처음 날린 연. 엄청나게 잘 날렸다.


연도 날리고, 비누방울도 불고 귀여운 강아지도 있고, 행복했지만 신경 쓸 게 많은 하루였다.

강아지 줄을 번갈아 잡고 있고, 계속 아이를 관찰하고, 놀아주고 하면서 틈틈이 밀린 수다를 떨었다.


멍멍.jpg

추울까봐 따뜻하게 입고 온 강아지. 순해서 다행이었다.


귀여운 한때.jpg

애기와 강아지의 조합은 언제나 사랑이다.


우리의 우당탕탕 피크닉은 퇴근 시간이 되기 전에 마무리 했다.

다음을 기약하면서 날이 더 추워져도 내가 아이와 강아지 입장 가능한 곳들을 알아놨으니 또 놀러오라고 했다. 언젠가는 친구가 결혼하기 전처럼 아이 없이 둘이 만나서 맘 편히 신나게 놀 수 있을까?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면 좀 낫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를 하면서 헤어졌다.


가는길 안전벨트.jpg

아이에게 선물해준 이케아 고양이 인형. 애기가 소중하게 같이 벨트까지 채워서 데려갔다.



집에 도착한 뒤 친구한테 연락이 왔다. 애기가 오늘 공원에서 너무 즐거웠다고 계속 말했다고.

신경 써줘서 고맙다고. 연날리기 생각한 건 신의 한수였다며.

(사실 연날리기는 내가 공원갈 때 마다 꼭 하고 싶던 놀이 중 하나 였다. 비누방울도)


다음에는 캐치볼 같이 공원에서 하자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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