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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일 Nov 12. 2021

회피와 재미 중독

해야할 일은 많지만 하고 싶은 일 먼저한다. 


약을 먹기 위해서는 건강해야 한다.

지난 2주는 급성후두염과 백신 2차 접종으로 계속 아팠다.

자고 일어났는데, 목이 너무 아팠고 몸이 안 좋았다. 

하지만 당장 그 다음 날이 백신 2차 접종 날이었다. 한 주 미룬 일정이라 더 이상은 변경이 불가하다는 말을 듣고 최대한 쉬고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백신 2차 접종을 맞았다.

그러나 몸은 계속 안 좋아졌고 기침과 콧물이 났지만, 병원보다 혹시 몰라 코로나 검사부터 받으러 갔었다. 

그 사이 주말이 찾아왔고, 약국약으로 연명하며 밤새 기침을 했었다. 


월요일 아침 9시가 되자마자 찾아간 병원에서 급성 후두염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약도 처방 받았다.

그 사이 콘서타는 먹지 않았다. 

하루 종일 기침을 하고 콧물을 흘려서 코가 다 헐고, 눈까지 알러지 반응이 와서 안과가서 받은 안약과 항생제도 부지런히 넣고 있었다. 


하루종일 멍했고, 아팠고 정신이 없었다. 

일단은 몸을 추스리느라 ADHD는 신경쓸 새 없었다. 

감기가 조금 나아질 쯤 콘서타를 먹어봤으나 역시나 멍했다.



회피하기, 그리고 회피하는 것을 잊어버리려 새로운 것에 몰두하기 


증상이 나아지고 다시 아침에 콘서타를 먹었다. 

조금은 정신이 또렷해지는 것 같았다. 


오랫만에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도 ADHD진단을 받고 ADHD약을 먹고 있었다. 

박사 논문중이라 수면장애 우울증 등 다양한 증상이 있어서 4-5개의 약을 처방받아서 먹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흔히 30대의 대화가 그렇듯 안부로 시작해 전세 매매 집값이야기부터 건강, 운동 이야기를 지나 ADHD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친구가 1년 전 같이 일하던 교수님이 함께 쓰자고 했던 연구를 미루고 있다고 했다. 기존 연구가 많이 없는 분야라 힘들기도 하고 해서 어쩌다 미뤄놓고 있다보니 1년이 지났고, 계속 마음의 짐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 빠져있는 런데이를 과하게 하고 있다고 했다. 몸이 아프고 잠이 부족한대도 새벽일찍 나가서 달리기를 하고, 피곤하고 그래서 의사 선생님은 현재 격한 운동보다 건강챙기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고.


나는 너무 공감했다. 나도 원래 해야할 것들. 꼭 해야할 것들을 미뤄놓고 매일 새로운 다른 것들을 찾아헤메고 이유를 붙이면서 미루고 있었다. 그러면서 마음의 짐이 되고, 무겁고, 또 그걸 잊기 위해 뭔가 새로운 것들을 찾고 있었다.


우리는 회피 성향도 ADHD 특징이 아닐까 하고 이야기했다. 


병원에 가고 상담을 하고 짜잔 하고 좋아지면 너무나 좋겠지만, 인생은 그렇겍 쉬운 게 아니니깐.


미루고 미뤄둔 일부터 해야지.

텀블벅 끝나고 오픈하기로 한 스마트 스토어도 미루고 미뤘었는데, 계정만 만들어놓은 곳에서 구매한 사람이 생겼다. 텀블벅 기구매자가 3개를 사갔고, 나는 다시 강제로 스마트스토어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이렇게 나는 주체성이라고는 없을까 자책도 했다.


그래도 오늘도 가기 싫던 요가도 다녀와서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던 글도 쓰고 있다. 

일요일에 갈 독서모임을 위해 내일 벼락치기로 책을 읽을 것이며, 다음주에는 또 병원도 가고 상담도 갈 것이다.


지루한 매일이 모여 조금이라도 나은 인간이 발전된 내일이 되길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상담을 받았다. 그리고 청소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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