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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배쓰 Aug 27. 2019

자꾸 보기


내가 일하는 곳에 어떤 손님이 왔다. 


키가 150은 되나? 싶게 아담한 아주머니. 


대뜸 


나 먹는 거 알죠? 
아니요 
여기 사장 바뀌었어요? 
네 두 달 전에 바뀌었어요. 
알바 말고 사장님 불러줘요. 
잠깐 어디 가셨어요. 저한테 말씀하시면 해드릴게요. 
아니 아니 사장님이 해줘야 돼요. 

계산도 알바들은 하지 못하게 했다. 
속으로 이상한 사람이다~ 싶었다. 
꼬맹이 알바들은 그 아줌마 딸들도 저 아줌마처럼 이상해서 피해 다닌다라는 소리를 할 정도로 소문난 아줌마. 
물론 사장님도 저런 사람은 안 왔으면 좋겠다 라면서 고개를 저었다. 

근데 그런 그분을
내가 일주일에 3번을 일하는데
매일 본다. 

하루는 우산이 없어서 후다닥 우산을 빌려가고
하루는 핸드폰을 잃어버려 너무도 당황한 얼굴로 전화 좀 쓴다고 한다. 
모든 걸 여기 남의 가게에서 해결한다. 
여러 가지 일을 같이(?) 겪고 나니 
나에게 계산도 시키시고~
아이스크림도 풀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나마스떼~

이제는 오셔서 진상도 안 부리신다. 
코맹맹 하시면 감기 걸리셨냐고 묻기도 한다. 
그분도 투잡 뛰는 워킹맘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매일 보는. 안 보이면 궁금한 사이가 되었다. 


요리조리 삐죽삐죽 해도 

자꾸 보면 귀여운 구석이 있는 사람이었다. 

자주 보면 알게 된다. 

자주 보지 않으면 알던 것도 까먹게 되고

서로에 대한 감이 떨어지는 것 같다. 

자주 봐도 한 개도 지루하지 않다. 

자꾸 찡찡대며 곁에 있는 사람이

쿨내 풀풀 풍기며 세상 하나도 힘들지 않아 보이는 사람보다 더 정감이 간다. 


우리 자주 봅시다. 

시간 없어도 “시간 내서” 만납시다. 

내가 참 잘 못하는 거. 

미안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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