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하는 곳에 어떤 손님이 왔다.
키가 150은 되나? 싶게 아담한 아주머니.
대뜸
나 먹는 거 알죠?
아니요
여기 사장 바뀌었어요?
네 두 달 전에 바뀌었어요.
알바 말고 사장님 불러줘요.
잠깐 어디 가셨어요. 저한테 말씀하시면 해드릴게요.
아니 아니 사장님이 해줘야 돼요.
계산도 알바들은 하지 못하게 했다.
속으로 이상한 사람이다~ 싶었다.
꼬맹이 알바들은 그 아줌마 딸들도 저 아줌마처럼 이상해서 피해 다닌다라는 소리를 할 정도로 소문난 아줌마.
물론 사장님도 저런 사람은 안 왔으면 좋겠다 라면서 고개를 저었다.
근데 그런 그분을
내가 일주일에 3번을 일하는데
매일 본다.
하루는 우산이 없어서 후다닥 우산을 빌려가고
하루는 핸드폰을 잃어버려 너무도 당황한 얼굴로 전화 좀 쓴다고 한다.
모든 걸 여기 남의 가게에서 해결한다.
여러 가지 일을 같이(?) 겪고 나니
나에게 계산도 시키시고~
아이스크림도 풀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나마스떼~
이제는 오셔서 진상도 안 부리신다.
코맹맹 하시면 감기 걸리셨냐고 묻기도 한다.
그분도 투잡 뛰는 워킹맘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매일 보는. 안 보이면 궁금한 사이가 되었다.
요리조리 삐죽삐죽 해도
자꾸 보면 귀여운 구석이 있는 사람이었다.
자주 보면 알게 된다.
자주 보지 않으면 알던 것도 까먹게 되고
서로에 대한 감이 떨어지는 것 같다.
자주 봐도 한 개도 지루하지 않다.
자꾸 찡찡대며 곁에 있는 사람이
쿨내 풀풀 풍기며 세상 하나도 힘들지 않아 보이는 사람보다 더 정감이 간다.
우리 자주 봅시다.
시간 없어도 “시간 내서” 만납시다.
내가 참 잘 못하는 거.
미안한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