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지 못할 말 - 문장, 서툴러야 더 아름다운 것도 있다
아이는 그저 일어서 있는 것만으로도 흔들거렸다
나는 이미 앞으로, 잔뜩 앞으로 쏠린 상태에서도
일말의 기대감을 놓지 못하고 아이를 쳐다본다
아이는 방긋 웃으며 내 눈을 마주 보았고
이내 흔들거리면서 천천히 발을 내디뎠다
아니,
그걸 발을 내디뎠다고 표현해야 할까
마치 앞에 놓인 무언가를 걷어차듯 발을 휘둘러 디뎠다
한 번, 두 번, 그리고 넘어지지 않기 위해 더 빨리 내딛다가 쓰러진다
쓰러지는 아이를 얼른 안아 들며
아이가 걷어찬 것이 아이가 그저 누워만 있던 시간임을 깨닫는다
그 시간은 아이의 발에 채여
내 가슴에 고스란히 스며든다
이제 아이는 조금씩 더 잘 걸을 것이고 일어나서 나를 바라볼 것이다
그 서투름이 사라질수록 내 가슴속에 스며드는 기억은 더 아름답게 빛나겠지
아이가 오롯하게 걷고 말하고 뛰어다니는 순간마다
서툴렀던 기억이 빛나며 내게 말할 것이다
저 아름다운 아이가 계속 아름다울 수 있게 하기 위해
나는 더 단단한 아빠가 돼야 한다고
그것은 책임감이 아니라 응원이었고 위로였으며 기쁨이었다
그 빛이 나를 더 충만하게 하리라고 나는 확신했다
나도 아빠가 처음이지만 그 처음을 빛나게 해주는 아이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졌다
서투르기만 한 나까지 빛나게 해주어 정말 고맙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