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ives - 일상

나를 만드는 내 안의 기억들

by 최다운 바위풀
Seochon, Seoul


15년 10월 서촌


현실은 무한의 극 다면체라고 생각한다. 끝을 알 수 없는 단면들이 겹겹이 쌓이고 두르면서 지금 내가 발 딛고 서 있는 세계를 구성한다.


광의의 현실에서 눈을 내려 조금 깊이 시선을 넣어 보면 그곳에 내가 있다. 현실이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거대한 극다면이라면 '나'는 '나'를 둘러싼 작은 다면들의 합집합이다. 그 집합의 원소들은 다름 아닌 내 일상이다. 내가 지내 왔던, 보내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 지내게 될 매 순간들이 모여 '나'를 만든다.


15년의 어느 토요일, 짝꿍과 아이들이 단잠에 빠진 한적한 오후의 한때. 모두 잠든 새를 틈타 카메라를 둘러메고 혼자 동네 산보를 가기 전에 거실 풍경을 한 컷 담았다. 여기저기 보이는 아이들의 흔적. 내 삶의 소중한 한때.


지나 보면 그저 토요일 오후의 어느 한순간이었을 이런 자그마한 일상이 이렇게 내 안에 남아 나를 - 나를 구성하는 내 안의 기억을 - 이루는 한 조각으로 남아 있다.


그리 보면 나의 일상이란, 결코 허투루 해서는 안 되는, 낭비할 수 없는 귀중품 이리라. 지나치면 다시 돌아갈 수 없고, 매 순간에 충실하지 않으면 결코 얻을 수 없는 순간들.


그렇다면 지금의 내가 과연 그렇게 충실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진정 후회는 없는가...라고. 그래라는 답을 바로 주긴 어렵다. 다만 남은 시간이라도 그래야 하겠다는 다짐을 다시 해 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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