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사진 공부

사진가 로버트 프랭크

by 최다운 바위풀

오늘의 사진 공부.



얼마 전 베이징 싼잉탕 사진 갤러리의 전시에 갔다가 로버트 프랭크의 1961년 빈티지 프린트를 보았습니다. “New Jersey, Robert Frank, 1961”이라고 적혀 있었는데요. 중국인 개인 컬렉터의 소장품이었습니다. 그런데 보통 로버트 프랭크는 60년대에는 영화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사진은 많이 안 찍었다고 알고 있어서 궁금해졌습니다. 이 사진은 어디서 나온 걸까?



하지만 갤러리 측에서는 소장자가 전해 준 정보 (사진에 적혀 있는 내용) 이외에는 더 알지 못한다고 답을 주더군요. 그래서 여기저기 뒤적거리다가 로버트 프랭크의 컬렉션이 있는 워싱턴 내셔널 갤러리 오브 아트의 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 일단은 사진에 적힌 연도로 뒤적거려 보니 설명이 비슷하게 일치하는 것이 있더군요. (컬렉션 번호 1990.28.3260) “전자제품 가게 창문에 비친 천사들”이라는 설명과 “JFK 취임식”이라는 두 개의 설명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대부분의 이미지는 온라인에서 설명만 볼 수 있고 사진을 보는 것은 불가능했죠. 그래서 NGA 담당자에게 싼잉탕의 이미지를 공유하며 혹시 컬렉션의 해당 자료와 같은 사진인지를 문의했습니다. 그런데 똑같지 않다는 답이 오더군요. 설명상으로는 거의 근접했는데 뭔가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컬렉션의 설명을 보면 컨택트 시트라고 되어 있기에 담당자가 너무 간단히 회신을 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귀찮은 티를 많이 내는 담당자에게 미안하지만, 처음에 물어본 컬렉션 번호만이라도 디지털 이미지를 확인할 방법이 있는지 재차 문의하였습니다. 그러자 고맙게도 해당 자료를 스캔하여 보내 주었어요.



그리고 짜잔! 30컷의 네거티브 이미지 중 색연필로 체크된 메인 컷 왼편에 싼잉탕에서 만난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자, 여기서 끝냈으면 좋을 텐데 호기심이 발동했습니다.



우선 이미지에 적힌 장소는 뉴저지인데 NGA 컬렉션에는 케네디 취임식이라는 설명이 함께 붙습니다. 그리고 컨택트 시트 위쪽 사진들을 보면 가끔 미 국회의사당이 프레임에 보입니다. 그리고 순서는 조금 섞여 있지만, 어찌 되었든 비슷한 풍경이 연속한 프레임 번호에 있음으로 (14~64) 이 컷들은 워싱턴에서 찍은 사진이라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그럼 어째서 내가 찾는 이미지에는 뉴저지라고 적혀 있을까? 필름 프레임 번호를 보면 65~71까지 비어 있는데 뒷부분은 정말 뉴저지에서 찍은 사진일까? 혹시 사진가의 오기일까? 마지막 컷을 보면 바닥에 쌓인 눈이 조금 보이는데 케네디 취임식이 있던 당시 뉴저지 혹은 워싱턴에 눈이 왔을까? (찾아보니 1961년 1월에는 그해 겨울 중 세 번째로 큰 폭설이 미 북동부를 강타했네요. 그러니 눈은 양쪽 다 가능합니다.) 워싱턴에 다녀온 프랭크가 뉴욕을 배회하며 찍은 풍경일까?



자, 궁금해졌으니 조금 찾아봐야겠죠?



우선은 1961년 근처로 저널에 실린 로버트 프랭크의 이미지가 있나 찾아봅니다. 컬렉션에 따르면 1961년 Aperture 제9호와 1962년 스위스 매거진 Du에 실린 프랭크의 기사가 있습니다. Aperture 제9호의 내용은 JSTOR을 통해 확인하였는데 해당 이미지는 실려 있지를 않았고요. (잠깐 뉴욕에 살 때 만들어 놓은 뉴욕공립도서관 계정이 이럴 때 또 유용하게 쓰이네요.) 아쉽게도 Du의 내용은 확인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베이에서 500달러에 팔긴 하던데 그 돈 주고 살 것까지는 없는 것 같고요;;) 혹시나 당시 NYT나 다른 매거진의 취임식 기사에 프랭크의 사진이 쓰인 적은 없을지 확인해 보려 했는데 이것도 나오는 것이 없더군요. 추가로 소더비나 크리스티의 경매 히스토리를 찾아봤는데 이와 비슷한 이미지는 안 나오고요. (필립스 옥션은 왜 안 뒤졌어? 라고 물어보신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만…)



어찌 보면 가장 확실한 방법은 로버트 프랭크 컬렉션에 있는 비슷한 시기의 컨택트 시트를 일일이 확인하며 필름 내용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확인하는 것인데요. 참조로 로버트 프랭크 컬렉션의 전체 자료 수는 5천여 점이 넘고, 그중 시간을 1961년으로 좁히면 약 80여 점인데 대부분이 컨택트 시트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계산해도 약 2천 장 중반의 사진이 되죠. 다시 한번 범위를 좁혀 케네디 취임식과 (뉴저지와 붙어 있는) 뉴욕이라는 설명이 붙은 61년 자료만 확인한다 해도 여전히 수십 개의 컨택트 시트고요. 그래서 이 부분은 뭐 대뜸 NGA에게 요청할 수도 없는 부분이라 어렵습니다.



그리하여 마지막 궁금증은 언젠가 워싱턴에 갈 때를 대비해 남겨 두려고 합니다. 그런 날이 오면 미리 NGA에 리서치 신청하고 가서 직접 자료를 뒤져보려고요. 물론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흐흐.



혹시나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 싼잉탕의 이미지나 해당 시기의 로버트 프랭크에 대한 정보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그냥 호기심 차원에서 조금 더 알고 싶네요.



아, 싼잉탕의 전시 리뷰는 다음 주에 나옵니다. :)



*참조:


로버트 프랭크 컬렉션 해당 자료 링크: https://www.nga.gov/collection/art-object-page.884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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