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ing a parent - 부모가 된다는 것

아이를 키우는 것에 대한 소고

by 최다운 바위풀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 창성동, 종로, 서울 / Nikon 28Ti + Kodak Portra 400

16년 9월 창성동


결혼이란 것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언젠가가 되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것이 결혼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이 사람 아니면 앞으로 내 삶에 사랑이란 것은 다시 없으리라고 결심하게 된 지금의 짝꿍을 만나, 참으로 오랜 기다림 끝에 둘이 함께 가는 길을 걷게 되었다.


다만 두 사람의 결합이라는 결혼과 달리 아버지가 된다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첫 아이를 갖게 된 것도 짝꿍이 원하니 희망하는 대로 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컸을 뿐,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부모가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솔직히 크게 고민하진 않았다.


그 첫인상은, 한 마디로 표현하면, '세상의 전복' 같은 것이었다. 이해해 본 적도 없고, 마주하고 있던 그 순간도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려웠던, 접하는 모든 것이 처음이었던 세계. 그때까지 내가 알던 세상의 이치가 깡그리 뒤바뀌는 시공간.


다섯 살과 두 돌잡이, 두 아이의 아빠가 된 지금, 이제야 조금은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 느낌이다.


"아이를 키워 보니 어때? 해 볼 만해?"


아이가 없던 한 친구가 질문을 던졌을 때 '솔직히 낳으라고 추천하진 못 하겠어'에서 '힘들지만 분명히 경험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인 것 같아'라고 마음이 바뀌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반년. 육아의 많은 부분을 직접 경험하기 시작한 프랑스 생활 6개월이 조금 지났을 때였다.


"분명히 힘든 시간도 많을 꺼고, 울고 싶은 순간도 생길 거야. 그건 내가 장담하지. 하지만 네가 지금까지 알지 못한 또 다른 세상이 있어. 그리고 그것 때문에 힘들지만 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 내뱉는 말 하나하나를 따라 하며 이 세상에서 온전히 나만을 믿고 의지하는 존재가 있다는 것. 그 존재에 대해 내가 느끼는 책임감은 단순한 부담감이라기보다는 조금 더 이 세상을 잘 살아내겠다는 의지 같은 것이다.


물론 결혼과 마찬가지로 부모가 된다는 것은 순전히 개인의 선택이며 그걸 누군가에게 강제할 수는 없다. 다만 고민하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난 '부모가 된다는 것'이 우리의 삶에서 분명히 해 볼만한 일이라고 적극적으로 이야기해 주고 싶다.


이렇게 이야기하다 보니 마치 내가 좋은 아버지라도 된 것 같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난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많은 아버지이다. 두 돌잡이의 귀여운 숨바꼭질 놀이 모습을 보며 녹아내리기도 하지만, 다섯 살 아이와 밥상을 마주한 채 다투고는 금세 후회해 버린다.


앞으로 이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더 힘든 시간을 겪을지도 모른다. 다만 아이들과 보냈던 시간을 잊지 않고, 힘든 세상을 더 잘 살아내겠다는 지금의 마음가짐을 간직하기 위해 노력하련다. 그래서 언젠가 나를 믿고 따라준 이 두 존재들에게 좋은 아버지로 기억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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