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메이젤라스- <카니발 스트리퍼>
<뉴욕, 사진, 갤러리>의 출간에 발맞추어 일화를 조금씩 풀어 봅니다.
사진 옆에 걸린 헤드폰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뭘 하면 되죠? 저 춤 좀 출 줄 알아요. 꽤 잘 추죠. 스트립 댄스라면 그렇게 잘하는 건 아니지만요.”
“그건 괜찮아.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 알려줄 거야.”
레나는 웃고 있었지만, 또 떨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목소리에선 미세한 울림이 느껴졌어요. 레나가 스트립 댄서 일을 하고 싶다며 찾아온 날이었지요. 매니저는 걱정하지 말라고 해요. 하지만 어찌 그럴 수 있겠어요? 앞으로의 나날이 장밋빛일 거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겠지요.
그때부터 몇 년 동안 사진가의 카메라는 레나의 흔적을 기록합니다. 두려움과 떨림이 교차하던 첫날의 미소는 삶의 풍파에 물들어 지쳐 버린 몸짓으로 변해 가죠.
첼시의 댄지거 갤러리에서 수전 메이젤라스의 작품을 만났을 때입니다. 꺼끌꺼끌한 흑백의 프레임, 그 속에 담긴 시공간의 기억이 마치 제게로 흘러들어오는 듯했어요. 이미지 한 장, 한 장이 강렬하게 다가왔죠. 며칠 뒤, 한 번 더 갤러리를 찾았어요. 그녀(사진가)와 그녀들(스트리퍼들)을 다시 만나고 싶었거든요.
매그넘 사진가인 메이젤라스는 70년대 말에서 80년대에 남미 여러 나라의 분쟁 현장을 찍으면서 이름을 알립니다. 몸의 절반만 남은 채 스러져 가는 전사의 흔적을 기록한 사진이 유명하죠. 이 프로젝트 <카니발 스트리퍼>는 메이젤라스가 1972년부터 1975년까지 순회 공연단을 따라다니며 찍은 초창기 작업입니다.
스트리퍼들은 처음에는 사진가를 좋아하지 않았다고 해요. 사진가 또한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를 몰랐다고 말하죠. 하지만 당시 이십 대 중반에 불과했던 이 사진가는 시간의 힘을 알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포기하지 않고 한 발짝씩 그녀들의 삶으로 들어갔죠. 매해 여름이 돌아오면 다시 공연단을 찾아갔어요. 전에 찍었던 사진들을 나눠주고 그간의 안부를 물었죠. 그렇게 사진가의 마음을 받아들이게 된 그녀들도 조금씩 곁을 내어줍니다. 메이젤라스가 찍어준 포트레이트에서 스트리퍼들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내보이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건 함께한 시간의 힘 덕분일 거예요.
그럼 한 사진가와 스트리퍼들의 오십 년 전 이야기가 지금까지도 울림을 주는 건 무엇일까요? 그건 아마 그 안에 담긴, 프레임의 안과 밖에 있었을 그녀와 그녀들의 진심 어린 마음 때문이 아닐까요. 그렇게 쌓아 올린 인연이 세월이 가도 퇴색하지 않는 이야기의 힘을 만들어낸 거죠.
… 종종 카메라 앞에 서 주었던 레나의 마지막은 그리 평탄치 않았다고 합니다. 메이젤라스는 남미 취재에서 돌아온 후 그녀의 어머니에게 소식을 전해 들었죠. 슬픈 비밀은... (책에서 보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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