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 아빠 육아 일기 #11.
얼마 길지도 않은 방학인데, 큰 아이는 숙제할 시간만 되면 괜히 기분이 안 좋아집니다.
그런데 두 살 어린 동생이 자기보다 빨리 숙제를 끝냈더니 더 심술이 났나 봐요.
"나도 너처럼 쉬우면 금방 할 텐데. 왜 나만 어려운 거 해야 돼?"
아이는 괜히 심통을 내며 늘 하는 불평을 내던집니다.
"너도 동생만 할 때는 어려워했어. 매번 똑같은 심술이니. 그럼 너도 동생이랑 같은 학년 하게 해 줄까?"
입술을 삐죽거리면서도 자기 생각이 잘못됐다는 말은 안 합니다. 괜히 또 동생한테 구시렁대지요.
그래도 네 껀 너무 쉽다느니, 투덜투덜.
그런데 아빠가 자기편을 들어주니 가만있던 동생이 갑자기 한 마디 하더군요.
"나도 알아! 12 곱하기 12는 1이야!"
...... 응?
오빠가 자꾸 자기 것만 쉽다고 하니까 자존심이 상했나 봅니다. 자기도 더 어려운 거 안다고 말하고 싶었겠지요.
살짝 웃음이 새어 나오는 걸 꾹 참았습니다.
"아, 그거 나누기지? 12 나누기 12는 1이야. 그렇지?"
자존심 좀 살려 보려던 모양새가 살짝 구겨졌지만 옆에서 보는 저는 귀엽기만 합니다. 7살 머리로 어찌 저런 생각을 했을까요?
늘 이것저것 잘한다고 많이 말해 주려고 하는데 더 많이 신경 써줘야겠어요. 아무리 잘해도 아직 4학년 오빠한테 이기기는 무리니까요.
그저 남매가 조금 더 서로를 보듬어 주며 커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