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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운 바위풀 Sep 10. 2017

6살 아이의 생일 선물 계획 짜기

넉 달과 일 년 하고 넉 달 뒤의 생일 선물

이제 만 6살 생일을 넉 달 정도 남겨 둔 큰 아이는 며칠 전 자신의 6살 생일 선물과 이에 이은 7살 생일 선물의 목록을 적어 내게 주었다. 몇 달째 푹 빠져 있는 만화의 장난감 인형들인데 한 생일에 3개씩 총 6개란다.


'6살 - 어둑시니, 지하국대적, 림샤이코스. 7살 - 환마귀, 이안, 치돈귀.'


물론 시간 개념은 아직 부족하지만 1년도 넘게 남은 다음 생일까지 고민하는 걸 보고 있자니 우습기도 하고, 무엇보다 그 마음이 그때까지 가겠느냐라는 생각이 앞선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이 바뀌는 건 순간이니까.


하지만 또 다음다음의 생일 선물까지 고민하는 모습이 오히려 더 예쁘고 순수해 보이기도 한다. 어찌 생각하면, 정말 '지금 내가 좋아하는 것에 온 마음을 다해 집중'하고 있는 것이니까. 쓸데없이 나이만 든 아빠와는 달리 다른 근심과 걱정이 없는 아이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또 기분이 좋아진다.


큰 아이와 작은 아이가 붙어 있으면 한 시간 기준으로 5분이 서로 투닥거리지 않는 시간이라고 짝꿍에게 얘기하곤 한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의 쉴 새 없는 엄마, 아빠 부름에 응답하느라 쉴 틈이 없는데, 이렇게 또 아이의 사소한 행동 하나에서 혼자만의 깨달음을 얻으며 소소히 기운을 차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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