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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운 바위풀 May 05. 2018

Mother’s day

아빠 육아 일기

"엄마, 열 밤 자고 나면 돌아올게."

출장길을 떠나며 말해 준 열 밤을 기억하는 아이들은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문득 생각난 듯 말을 꺼낸다.

"이제 일곱 밤 남았네. 그러고 나면..."
"이제 여섯 밤 남았네. 그러고 나면..."

"어린이 날이다!"


"맞아. 그리고 엄마도 오는 날이잖아.”

"아, 맞다. 엄마도!"

솔직히 엄마보다 조금 더 기다려지는 어린이날. :) 미국에는 어린이날이 없다고 아빠가 여러 번 얘기했건만, 영상 통화할 때마다 선물 생각해 놓으라는 할머니들 덕분에 두 녀석 다 기대가 가득이다.


엄마랑 놀러 간 서점에서 본 입체 퍼즐에 마음을 다 준 큰 아이와 예쁜 벚꽃이 피어 있는 다른 퍼즐 놀이에 정신이 팔린 작은 아이. 이미 옷장 속에는 그 선물들이 잘 놓아져 있지만, 그래도 어린이날까지 말 잘 들어야 할머니들이 장난감 사 주신다는 말은 빼놓지 않는다.

어제는 어린이집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서는데 큰 아이가 문 앞에 걸린 달력을 보고 질문을 던졌다.

"아빠, 저기 쓰여 있는 건 뭐야?"
"아, 이것? 5월 13일, Mother's day야. 미국에는 어린이날처럼 엄마들한테 선물을 주는 엄마의 날이 있거든."
"그래? 그럼 난 엄마한테 뽀뽀 좀 해 주면 되겠네."

대수롭지 않은 듯 씩 웃으며 뽀뽀로 Mother's day 선물을 퉁치겠다는 큰 아들.

"엄마한테 선물은 안 사 주고?"
"괜찮아. 뽀뽀해 주면 돼."

출장 간 엄마보다 더 기다려지는 어린이날에 이어지는 회심의 어퍼컷.

엄마, 의문의 2패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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