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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나미 Nov 07. 2024

예비 둘째 맘이 된 워킹맘

또또또 발령

부서에서 일을 한 지 6개월...

갑자기 둘째가 찾아왔다.


둘째 사실을 안 그날이 아직도 생생하다.


솔직히 많이 울었다. 일을 하고 싶은 마음과 엄마로서 아이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 충돌했기 때문이다.


머리로는 이미 결정을 내렸지만 마음이 그렇지 못했다.

첫째 육아 기간 동안 내가 세상 쓸모가 없는 사람이 된 것 같아 일이 너무 하고 싶었다.


어렵게 부서에 들어가 일을 시작했는데 또 이렇게 다른 부서로 옮겨야 한다는 상황이 받아들이기 힘들기도 했다.


저... 임신을 했어요

임신 사실은 3주 차에 알았지만 바로 말을 할 수 없었다. 5주 차가 될 때까지 기다렸고 임신이 확인을 받았다.


임신 5주 차, 이제는 사무실에 나의 임신 소식을 알려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직원을 뽑을 수 있으니까


비밀로 하고 버텨볼까 고민도 했다. 하지만 이건 정말 모두에게 이기적인 나만의 욕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팀장님과 팀원들에게 임신 소식을 알렸다.

 팀장님과 팀원들은 축하 인사를 먼저 했다. 그리고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했다.

그래서 더 눈물이 났다. 이런 좋은 분들에게 힘든 상황을 만들어 준 것 같아서...


하지만 외근 부서에서 임신한 몸으로 일을 할 수는 없었다.

결국 또 부서이동을 하게 되었다.


또 새로운 시작

발령까지는 2주 정도 걸렸다. 그 사이 입덧도 심해지고 몸이 점점 힘들어졌지만 티 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왜냐하면.. 다들 걱정을 하니까...


발령을 받은 사무실에 출근을 시작했다.

일은 많지 않은 곳이지만 아는 사람 하나도 없는 낯선 곳이었다.


내가 이 부서에 온 이유를 모르는 직원들이 대부분이었다. 굳이 임신했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며칠 근무를 하니 자연스레 소문이 났고 직원들이 관심을 보이며 무한 친절을 베풀어주었다.


또다시 부서이동을 하며 마음이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현실을 받아들이며 새로운 곳에서 빨리 적응을 해야 했다. 매일 빠른 적응을 다짐하며 출근을 했다.


할 수 있다, 아니해야 한다!
이젠 아들 둘을 가진 엄마잖아


둘째는 확실히 몸이 다르다. 한번 해봤으니 괜찮을 거라 생각했던 나의 오만함을 후회할 정도로..


첫째 임신 때 겪어보지 못 한 아랫배 통증과 경부 통증, 더 심해진 입덧, 면역력 저하로 오는 여러 증상들.... 하루하루가 힘들다.


지하철로 출퇴근을 할 때 멀미와 서서 가야 하는 피로함이 늘 동행하고 있다.


그럴 때마다 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일을 그만뒀을 때 경제적인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고민을 이어서 한다.

끊임없는 생각의 꼬리들이 나의 출퇴근길을 지루하지 않게 해 준다.


지하철 역에 내리면 배가 당겨 항상 벤치에 앉아 10뿐 정도 휴식을 취한다.


10분 동안 나약한 마음을 다시 잡으며 긍정에너지를 최대한 끌어모은다.


할 수 있다! 해야 한다! 나약해지지 말자!


둘째에 대한 고민을 하며 고이 넣어 둔 첫째 아이의 옷... 보관하길 잘했다!!


항상 둘째에 대한 고민을 했었다.


그런데 둘째가 생기니 내 인생의 풀리지 않던 문제의 정답을 찾은 것 같고 나만의 숙제를 해결한 것 같아 홀가분한 마음이 든다.


찾아와 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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