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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 수집가 Jun 23. 2022

태협이와 도형이

- 마주이야기

낮 2시도 안되어 태협이와 도형이가 학교에서 돌아왔다.

다녀왔습니다 하고 인사하는 데 걸어오느라 더웠는지 

얼굴이 벌갰다. 

"오늘 울산과학고에 갔다 왔어요"

"어땠어"

"학교 진짜 좋고 나중에 과학고 올 사람 해서 손들었어요. 

도형이하고 저하고 둘만 손들었어요"

"맞아요, 저도 손들었어요"

"그래, 이야기 들어보니까 가고 싶더나? 

공부많이 해야 한다고 안 하드나?"

"거기에서는 과학공부만 한다고 해서 과학 좋아하니까 

가면 좋을것 같아요"

"고등학교 가서는 과학공부 중심으로 하는데 

그 학교 입학하기 전에는 다른 공부도 잘해야 갈 수 있어"

"그럼 안갈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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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 방과후 수업 선생님 사정으로 휴강을 해서 일찍 온 거였다. 

두녀석이 덥고 물놀이고 하고 싶어서 계곡가면 안되냐 하길래

다른 아이들은 오려면 한참 남아서 기다렸다 가면 너무 오래 기다릴 것 같아서 

둘만 데리고 기역자 계곡에 갔다. 


처음에 둘은 서로 먼저 다이빙 하라며 무서워서 서로에게 미루더니 

나에게 

"같이 다이빙 안하면 간식 없다"고 말하라 했다. 

그대로 말해 줬다. 

"같이 다이빙 안하면 간식 없다" 우스웠다. 

 

그리고 둘이 동시에 첨벙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나는 윗쪽에 앉아 발만 담그고 더위를 식혔다. 

발만으로도 온몸의 열기가 밖으로 빠져 나가 시원했다. 

그늘 밑에 잠시 누웠다. 눈을 감고 모자로 얼굴을 덮고 누우니 

잠이 솔솔왔다. 잠시 졸았을까?

아이들 소리가 작아졌다가 들리지 않다가 다시 커지면서 잠이 깼다.


둘이서 잘 놀고 있었다. 

잠수 했다가 또 잠수하고 계속 잠수 하길래 물어봤다. 

도형이가 "물속에 물고기가 엄청 많아요 . 잠수하면 물고기랑 눈이 마주쳐요"

태협이는 " 고글로 보면 물고기도 보이고 다슬기도 보이고 정말 많이 보여요.

이모도 들어와요" 

나는 웃었다. 둘이 신나서 말하는 모습이 이쁘고 행복해 보였기 때문에 흐뭇했다. 

풍덩 잠수했다가 유영하다 다시 풍덩 들어가고 또 나오고 또 들어가며  둘이서 

뭐라뭐라 말을 조잘대며 놀았다. 

보고 있는 데 마음이 편안해지고 근심 걱정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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