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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 수집가 Sep 25. 2022

소호마을학교 ‘어린이퍼머컬쳐’

-지렁이 숲밭 만들기

자연에 존재하는 만물은 연결되어 있고 서로 연결되어 으니 주고 받을  있다. 그렇게 하다보면  다른 생명으로 태어나고  다른 생명의 일부가 되어 새로운 삶을 살게된다. 자연은  짜여진 그물과 같아서 무엇 하나 허투루 쓰는  없이 순환한다.

순환과정속에서 인간은 자신의 기본 구성 원소를 자연으로부터 얻게되고 살아간다. 결국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다. 현대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멀어지고 ‘자연의 순환,연결’같은 말을 잊고 살고 있다.

그렇게 산 지 오랜 시간이 흘렀다.

자연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고 느끼고 싶어서 주말이면 캠핑을 다니고 등산을 한다. 자연 속에 있으면  편안함을 느끼고 계곡 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면 마음은 고요해진다.

자연이 무언가를 해주지 않아도 우리는 많은 것을 받았다는 느낌을 갖게 되고 마음은 너그러워지고 풍요로워진다.

엄마 품에 안긴 것처럼. 아니 자연은 우리를 낳아준 엄마이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다가온다.

바람 소리인 것 같기도 하고

구름이 흘러 가는 소리 인것 같기도 하고

시내를 따라 물이 흘러 가는 소리 인 것 같기도 하다.


너는 어디에서 왔니?

어디에서 왔냐고?

그래.

숲, 계곡, 바위, 나무 등을 보고 있으면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알 수 있다.

인류가 그간 질러 온 묻지마 소비행위와 생활방식으로 지구는 위기에 처했고

지구상에서 내가 속한 인간만이 폐기물을 생산하는 유일한 존재임을 깨닫고 늦었지만 순환, 지속가능, 퍼머컬쳐  문명에 대한 고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나와 우리는 주위를 둘러보고 끊없이 순환하며 지속가능한 것을 찾다보면 자연스럽게 자연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자연에서 답을 얻어야 한다.

내가 사는 곳은 산골마을, 과 계곡이 생활공간이다. 숲과 계곡을 유심히 다보면 지속가능한 삶의 해답을 얻게 된다.

이런 관점을 가지고 아이들과 텃밭 농사를 지속가능한 원리를 적용하여 지어보기로 했다.


방과후 수업 이름은 '어린이 퍼머컬쳐'  

아롱아롱 아지랭이가 피고 여기저기 풀꽃들이 숙였던 고개를 들며 인사하는 봄날 수업을 시작하였다.  

첫시간 처음 들어보는 '퍼머컬쳐'란 단어에 어리둥절해하며  일년동안 이모들과 뭘 할지 기대에 찬 아이들은 지루한 이론 수업을 잘 들어주었다. 그리고 수업이 끝나는 날 남은 단어는 '순환' '지속가능' '퍼머컬쳐' .


지속가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농사를 지으면서 나오는 부산물을 다시 밭으로 돌려준다. 수확물로 생활에 요긴한 생활재만들기, 요리해먹기등 활동을 한다.


자연의 문양을 모방하고 숲의 원리를 적용해서 밭을 디자인해서 지렁이 숲밭을 만들었다.

아이들과 한 삽씩 흙을 떠서 도면대로 고랑과 이랑을 만들고 사고석을 날라다 밭을 둘렀다.

실제 힘든 작업이었다. 하지만 조금씩 만들어지고 완성되어가는 지렁이 모양, 나뭇잎 모양 숲밭을 보며 힘듬은 달아나고 우리 마음은 뿌듯함으로 채워졌다.

 

또 아이들과   농사를 짓고나서 자연의 지혜가 숲처럼 끝임없이 마음에 오래도록 남았으면 하고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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