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사람과 함께 있으면
그 향기가 내게서 나는 것만 같다
그러다 그 사람이 떠나가면
내가 알던 나의 향기를 찾아 헤맨다
어지럽게 코를 울리는 향들을
뒤돌아 이름 짓고 다시 잊는다
향기와 함께 떠오를 그이를 찾는지
그이와 함께 잃어버린 나를 찾는지
영영 맡지 못할 나의 향기를
오늘도 코를 훔치며 마셔 본다
우리는 살면서 여러 사람들을 곁에 두고 때로는 떠나보내기도 합니다. 그들의 향기는 같이 있으면서 나를 기분 좋게 하고 옷에 베이기도 하는데요. 떠나보낸 사람들 중, 유독 오래도록 잔향이 남아 우리 곁을 맴도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신에게 의미 있고 영향이 깊었던 사람일수록 그 향이 짙을 텐데요. 또 자아의 형성이 옅을수록 상대의 의미와 영향이 깊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상대는 떠나가고, 흔적은 거기에 놓여 있으며, 남겨진 사람은 그 흔적에 남아 그제야 다른 비슷한 것들을 자신의 모양인 양 찾아 헤매고 그 여정이 결국 홀로 간직하게 될 나의 향기가 될 것입니다. 이렇듯 자신의 향기를 찾아 괴로이 헤매는 나날은 우리가 자라나기 전 반드시 겪게 되는 성장통일까요. 하지만 당장의 남아있는 향기 속을 헤매는 동안은 꽤나 아릴 것도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