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태어난 날의 빛을 기록하다

1943년 12월 6일

by 토사님
ChatGPT Image 2025년 12월 6일 오전 08_01_36.png

〈12월 6일에 태어나, 9월의 끝에서 숨을 거둔 목소리 — 아델리나 파티〉

1843년 12월 6일 출생 — 1919년 9월 27일 영면


1) 인류에 남긴 의미와 업적 — 목소리 하나로 시대의 감정을 바꾸어낸 여인

1843년 겨울의 초입,
스페인 마드리드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 태어난 아델리나 파티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목소리로 세상을 밝힐 운명이었다.

그녀의 노래는 단지 ‘아름답다’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었다.
목소리가 하나의 색채가 되고,
숨이 진동하며 마음의 결을 흔드는
진정한 벨칸토의 현현이었다.

유럽과 아메리카, 왕과 귀족, 예술가들 모두가
그녀의 목소리에 무릎을 꿇었다.
바그너 역시 “완전무결한 목소리”라고 말하며
그녀의 음악적 존재를 높이 평가했다.

파티는 오페라의 기교와 감정선을 새롭게 재정의했고,
노래를 통한 인간 내면의 진동을
전 세계에 전했다.

그녀가 지나간 곳에는
언제나 희미한 빛이 남았다.


2) 그녀를 사랑하는 짧은 시 — 〈목소리의 잔향〉

당신의 노래는
시간이 잠시 멈추는 순간에 피어났습니다.

고독한 마음의 벽을 스치며
아주 오래된 기쁨을 깨웠고,

사라지고 싶던 슬픔마저
당신의 숨결에 녹아
조용히 빛으로 떠올랐습니다.


3) 한 생이 지나간 자리, 남은 것은 노래였다

아델리나의 삶은 떠돎으로 시작되었다.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가족은 나라를 옮겼고,
그녀의 어린 시절은
여기와 저기 사이, 언어와 언어 사이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흔들리지 않았다.
노래는 뿌리였고,
목소리는 그녀가 붙들 수 있는 유일한 집이었다.

그녀가 무대에 섰을 때,
조명은 그녀에게만 내리는 겨울 햇빛 같았다.
차갑고 투명했지만,
그 속에는 누구도 닿을 수 없는 따뜻함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녀의 노래 안에서
자신의 기억을 찾아냈다.
첫사랑, 상처, 잊고 싶던 밤,
다시 찾고 싶던 이름들까지.

그녀는 거대한 명성 속에서도
혼자였고,
그 고독은 오히려 그녀의 목소리를
더 깊고, 더 조용하게 만들었다.

1919년 9월 27일,
여름의 끝자락이 식어가던 시기,
그녀는 한 시대를 뒤로 남긴 채 눈을 감았다.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녹음기로 남아 있지 않아도,
무대의 흔적이 남아 있지 않아도,
그녀의 노래는 사람들의 마음 속
가장 부드러운 자리에서
여전히 조용히 울린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당신 안의 치유 스위치를 켜라(1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