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12월 24일
1973년 12월 24일 출생
12월 24일은
세상을 흔들기보다
사람의 마음 안에 조용히 불을 켠 사람을
기억하기에 가장 알맞은 날입니다.
스테프니 메이어는
문학을 높이 쌓지 않았다.
대신 문 앞에 불을 켰다.
누구나 들어올 수 있도록.
그녀의 소설은
문학사에 새로운 사조를 세웠다기보다,
이야기가 사람의 하루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음을 증명했다.
특히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청소년과 성인,
읽는 사람과 보지 않던 사람 사이의
경계를 허물었다.
사랑과 두려움, 선택과 책임이라는
오래된 질문을
지금의 언어로 다시 건넸다.
그녀가 인류에 남긴 업적은
대담한 형식이 아니라,
이야기를 끝까지 읽게 만드는 신뢰다.
그 신뢰 덕분에
수많은 사람이
다시 책으로 돌아왔다.
밤은
언제나
먼저 말을 건다
당신은
그 말을
끝까지
적어두었을 뿐
그녀의 삶은
처음부터 소설 같지 않았다.
아이를 재우고
집이 잠든 뒤,
하루의 소음이 가라앉은 시간에
한 장면이 떠올랐다.
그 장면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녀를 따라다녔고,
잠들기 직전까지
조용히 말을 걸었다.
그녀는
크게 결심하지 않았다.
다만
그 장면을 놓치지 않기로 했을 뿐이다.
쓰고, 지우고,
다시 쓰는 동안
시간은 조금씩 이동했다.
성공은
눈사태처럼 찾아왔지만
그녀는
여전히 조심스러웠다.
이야기는
큰 소리보다
지속되는 침묵에서
자란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12월 24일,
세상이 가장 분주해지는 날에 태어난 그녀는
지금도 아마
사람들이 잠든 시간에
다음 문장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야기는 늘
그렇게 시작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