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더 많아졌다. 하객 보증인원과 식순, 그리고 BGM
정하기 등등 정말 중요한 것들이 남아있었다.
결혼 준비하느라 다 소진해 버린 체력을
어떻게든 끌어올려 다시 집중을 해야 했다.
보증인원을 결정하는 건 정말 머리 아픈 일이었다.
먼저 아빠, 엄마의 손님과 나의 손님을 생각해 보았다.
나는 청모를 했으니 결혼식에 올 지인들은 어느 정도 예상되었으나 회사분들이 얼마나 오실지 예상하는 건 너무 어려웠다.
보증인원을 딱 맞춰서 정하기에는 음식이 부족할까 봐 불안하고 여유를 두고 보증인원을 정하려니 얼마큼 늘려야 하는지 고민이 되었다. 몇 주간 시름 끝에
양가 하객분들의 수가 윤곽이 잡혔고 우리는 예상되는 하객 수보다 좀 더 여유롭게 보증인원을 정하였다.
먼 길 오시는 하객분들께 풍족하게 대접해 드리고
싶은 우리의 마음이었다.
식사를 안 하시고 가시는 분들께는 답례품을 드려야 했는데 답례품 수를 정하는 것도 매우 고민되었다.
정말 선택의 연속 앞에서 골머리를 얼마나 썩였는지 모른다. 부모님께 상의를 하고 결혼식 담당자분께도 여쭤봐서 적절하게 답례품을 준비했다.
식순은 생각보다 빨리 정했다. 성혼서약서나 예물
교환은 모두 생략하고 아빠에게는 덕담을 아버님께는 성혼 선언문을 부탁드렸다. 축가는 고맙게도
그분과 그분의 친구분께서 준비해 주시기로 했다.
그리고 대망의 BGM 정하기가 남아있었다.
화촉점화와 신랑 입장곡, 신부 입장곡, 행진곡만
정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까 개식 선언,
덕담 등등 정해야 할 곡들이 많았다. 우리는 제일
중요한 신랑 입장곡과 신부 입장곡, 행진곡을 먼저
골라봤다.
우리의 결혼식장은 햇살이 잘 들어오는 밝은 홀이라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음악보다는
전반적으로 경쾌하고 화사한 느낌의 음악을 원했다.
그리고 가요와 팝을 섞기보단 팝으로 통일성 있게
가고 싶었다.
그분과 함께 음악을 정할 때 내가 원하는 느낌을
힘주어 말했다. 내가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예식
분위기에 들어맞는 음악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분은 처음에는 여러 의견을 내었지만 내가
답정너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 거진 다 맞춰주었다.
내 취향을 반영해 준 그분께 고마웠다.
사회자는 애초부터 전문 사회자분께 맡기기로 해서
걱정이 없었다. 친한 지인이 맡아서 해주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우리는 좌중을 압도하는 발성과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능숙함을 가진 전문 사회자를
원했다. 다행히 결혼식장과 연결된 전문 사회 업체가 있어 편하게 계약을 진행할 수 있었다.
그분과 나의 결혼식은 오늘 날짜로 6일 남았다.
이번 주 일요일에 우리는 예쁘게 결혼식을 올리고
진정한 부부가 되어있을 것이다. 연인이 아닌 부부로서 첫걸음을 함께할 생각에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된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결혼식 준비하느라 피곤에 절여있어 얼른 끝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신혼여행을 휴양지와 관광이 적절히 섞인 곳으로 가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이렇게 힘들게 결혼 준비를 하고 관광 위주로 신혼여행을 간 부부들은 정말 대단한 분들이다. 지난 7개월 동안 결혼 준비를 하면서
결혼식을 한 모든 부부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뼈저리게 알게 되었다. 다들 그 짧은 결혼식을 위해 얼마나
바쁘게 알아보고 준비하고 또 찾아봤을까.
앞으로 초대받아서 가게 될 결혼식은 그전과는 다른 마음으로 보고 올 것 같다. 열심히 결혼 준비 중인 모든 예비부부들과 이미 결혼하여 행복한 일상을 영위하시는 모든 분들의 가정에 행복과 평화가 가득하길 바란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예쁜 꽃길이 펼쳐지길 바란다.
때로는 가시밭길에 찔리고 상처도 나겠지만
그분과 함께라면 두렵지 않다.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인생의 2막,
결혼 그 세상 속으로 힘차게 걸어 나가겠다.
그동안 제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다음 주는 결혼식 사진과 짧은 후기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