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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팔도 순회공연

by 수에르떼 Mar 24. 2025

지난 몇 달간 결혼식 준비를 위해 열심히 달려왔다.

다양한 드레스를 입어보며 공주 놀이를 하고

장시간의 웨딩촬영을 하며 모델이 되어보기도 했다.

이제는 우리의 결혼식 초대장을 만들 순서였다.


예쁜 결혼식장에 맛있는 음식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저희가 부부로서 첫걸음을 내딛는 뜻깊은 자리에

오셔서 축복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라는 우리의 마음이 담긴 청첩장을 만들어야 했다.

어떤 문구를 적어야 이 마음이 잘 전달될까?


청첩장 샘플 문구를 찾아보며 열심히 고심했다.

서로의 이름을 넣어서 창작하는 건 싫었다.

깔끔하고 무난하면서 우리의 마음이 잘 드러나는

문구가 좋았다. 그리고 우리만의 문장이 들어가길

원했다. 마치 음식의 킥 소스처럼!




우리 청첩장의 킥 문장은 그분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서로의 닮은 부분과 다른 부분을 사랑해서

결혼을 결심했다는 그분의 이야기를 듣고 이거다 싶었다. 우리의 킥 문장과 여러 샘플 문구를 적절히 버물려  마침내 청첩장 문구를 완성하였다.


청첩장 완성 버튼을 누르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꼼꼼하게 읽어보고 오탈자가 없는지 확인했다.

그렇게 약 일주일의 시간이 지나고 청첩장이 도착했다. 종이 접기의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청첩장 속지를 반으로 접고 봉투 안에 넣어서

스티커로 마무리하는 작업을 해야 했다.

그분과 분업을 하며 빠르게 종이접기 아니,

청첩장 접기를 시작했다. 점점 수북하게 쌓여가는

청첩장을 보니 뿌듯했다.




이제는 나의 소중한 지인들에게 청첩장을 나눠줄

순서였다. 포항, 대구, 대전, 서울 등등 전국 각지에

살고 있는 지인들에게 연락하여 청첩장 모임 약속을 잡았다. 그렇게 빼곡한 청첩장 모임 스케줄이 생성되었다.


집순이인 나로선 엄청나게 빡빡한 일정이었다.

매주 토, 일 전국 각지를 돌아다닐 생각을 하니 정신이 아득하긴 했지만 소중한 시간을 내준 지인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더 컸다. 오랜만에 만나 수다를 떨

생각에 설레기도 했다.


친한 지인들을 만나 함께 맛있는 걸 먹고 서로의 근황도 이야기하며 즐거운 만남들을 이어나갔다.

연예인 같은 일정을 버텨내지 못해 눈다래끼가 생기기도 했지만 마음만큼은 수확을 마친 농부의 마음처럼 푸짐하고 흐뭇했다.




직장인에게 주말이 어떤 존재인지 너무나도 잘 알기에

천금 같은 주말 시간을 나에게 할애해 준 지인들에게 정말 고마웠다. 특히 고등학교 3년 동안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이 준비해 준 브라이덜 샤워는 정말 감동적이었다.


손수 장을 봐서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 주고

예쁜 케이크에다가 공주의 트레이드 마크인 왕관과

요술봉까지 챙겨 온 친구들의 따뜻한 마음에 결국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내 곁에 이렇게 소중한 친구들이 있다는 게 정말 감사했다.


청첩장 모임을 진행하면서 체력적으론 조금 힘들었지만 마음만큼은 정말 꽉 차게 행복했다.

나의 기쁜 일에 진심을 다해 마음으로 축하해 주는

지인들이 곁에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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